외국희곡

타고르 '카드 왕국'

clint 2022. 11. 25. 09:37

 

 

1933년 타고르가 72세에 발표한 희곡인 <카드 왕국 Kingdom of Card> 대단히 풍자적이며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준 극작가로서의 타고르의 다른 일면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희곡의 주제는 미신이나 인습이나 전통 같은 것에 묶여 있는 안전한 사회와 자유분방한 생명력과의 대립에서 야기되는 풍자적 대화가 속도감 있게 무대에 펼쳐진다.

이 연극의 주인공인 왕자와 친구인 해상의 아들이 먼 곳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으려 배를 타고 떠났으나 도중 배가 난파되어 겨우 당도한 곳이 바로 카드 왕국이다. 이 섬의 주민들은 모두 트럼프의 카드처럼 분류되어 있어 각기 자기에게 주어진 번호표에 따라 불리우고 있다. 누구 하나 의아심도 갖지 않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자동인간처럼 행동하고 있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침입자들의 자유로운 행동에 분개하나 차츰 그들에게 인간 세상과 자유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다. 무대에서의 대화는 경쾌할 정도로 해학적이고 속도감이 있어 지루할 여지가 없이 진행된다. 그러나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은 기계화되어가는 인간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이 이 웃음 속에 가득히 담겨 있음을 인식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