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타고르가 72세에 발표한 희곡인 <찬다리까>는 타고르의 희곡작품 중에서는 비교적 차분하고 별로 화려하지도 요란스러움도 없다. 그런 반면에 타고르는 간단없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약간 처지려고 하는 연극의 분위기를 노래로 살려가면서 관중의 주의를 끌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계산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이 작품은 타고르의 마지막 희곡작품으로서 1933년에 썼으며 그가 1941년 80세에 사망할 때까지 더 이상 희곡은 쓰지 않았다. 그가 남긴 10여 편의 희곡작품에서 우리는 작가가 각각 시도해온 모든 요소를 총집합시켰다는 인상을 받는다. 즉 사회를 구조적으로 받아들이는 파악력, 풍자 정신과 유머, 상징성, 중교성, 예건성, 대중성 그리고 그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휴머니즘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전편에 걸쳐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는 23세부터 쓰기 시작한 희곡을 72세까지 10여 편의 매력 있는 현대인도의 대표 희곡작가로서 아직까지도 현대인도 희곡계의 왕위를 차지하고 있다.
타고르 희곡에 대하여
솔직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있어 타고르의 희곡은 그리 쉽게 전달되고 이해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인도의 유구한 역사와 종교 그리고 전통과 문화를 기본적으로라도 알아야만 이해하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어느 정도 동질의 문화예술이 한 가닥 맥락으로 우리 안에 와 닿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역사 속에 뿌리 깊게 이어져 내린 불교 문화예술이 우리 일상 속에도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타고르 희곡의 무대는 대부분 무대장치도 별로 없이, 아니 대부분의 연극은 올라가고 내려가는 막도 없이 그냥 개방된 야외무대이다. 그러한 무대 위에는 왼쪽으로는 10명 정도의 악사들과 한두 사람의 소리꾼이 마이크를 앞에 하고 앉아 있을 뿐이다. 또한 커다란 핸디캡은 13개 주로 이루어진 인도는 각기 주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한 연극물이 전국을 순회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여 인도에서의 연극은 쉽사리 크게 발전할 수가 없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허나 시성 타고르의 희곡작품들은 대부분 그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철학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어 관중으로 하여금 마치 그의 시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는 평론가들의 말이다. 즉 타고르의 희곡에서는 바로 타고르라는 그의 존재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Rabindranath Tagore
인도의 사상가이자 소설가, 1861년 벵골 명문의 대성이라 불리는 데벤드라나트의 열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1세 경부터 시를 썼고 16세에 시집 '들꽃'을 내어 벵골의 P.B. 셀리라 불렸다. 1877년 영국으로 유학하여 유럽 사상과 친숙하게 된 타고르는 귀국 후 벵골어로 작품을 발표하고 또 그 대부분을 직접 영역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이 유미적이었다면, 1891년 아버지의 명령으로 가족의 영지를 관리하면서 접하게 된 농촌 생활이 작품의 현실을 더하고 단편소설들을 집필하는 계기가 된다. 아내와 딸의 죽음으로 종교적이 된 타고르는 벵골어로 출간되었던 시집 '기탄잘리'의 영역본을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 출판함으로써 유럽 문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1913년 '기탄잘리'로 아시아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시를 쓰고 시집을 발표했으며, 영국에서 공부하기도 하였다. 이후 1920년부터 1930년경까지 그는 미국, 유럽 그리고 극동 지역을 여행하면서 광범위한 강연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족 소유의 농지를 관리하며 인간애에 눈을 뜨고 사회 개혁에 관심을 갖게 된 타고르는 많은 시와 소설을 쓰는 한편 1941년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문학의 여러 장르에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교육활동과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우리나라를 소재로 한 시 '동방의 등불'을 쓰기도 했다.
'외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헨리크 입센 작 김미혜 역 '인형의 집' (0) | 2022.11.26 |
---|---|
다카도 가나메 '하얀 무덤' (1) | 2022.11.25 |
타고르 '카드 왕국' (1) | 2022.11.25 |
타고르 '봄의 윤회' (1) | 2022.11.25 |
루드비히 폴커 작 김민기 번안 각색 '지하철 1호선' (2) | 2022.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