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태영 재창작 '오르페, 오르페'

clint 2021. 12. 23. 14:40

 

오태영의 오르페 재창작

오르페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리라를 연주하며 멋진 노래로 마을 여자들의 우상이다.

그러나 그 재능 이외에는 특출난 게 없고, 오히려 성격이 개판이다.

참을성도 없고, 놀고 먹는 습관에 뭐든 이리저리 재고 따지는 통에

화급한 일도 그에겐 보통 일이고 그냥 거기에 수긍한다.

홀어머니는 그를 돌보는데 어느날 밤, 심장발작으로 아들을 부르나 이리저리 지체하다 결국 돌아가신다. 그리고 장례 때 찾아온 전에 사귀었던 유리디체에게 청혼하여 결혼한다.

10년 후, 아들이 9살 쯤 됐을 때 병으로 신음한다.

유리디체가 오르페에게 뭔가 조치를 좀 하라고 하나 그는 별 관심없이 대하자

결국 유리디체는 자신의 손을 찔러 아들의 입에 피를 흘려 아들을 살리고 결국 유리디체는 죽게 된다.

그 후 엄마를 살려달라는 아들의 성화에 지옥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청을 한다.

하데스는 이웃에게 적선한 물건이 있느냐고 묻고 파 한 단과 팬티 고무줄이란 오르페의 대답에 둘 중 하나를 선정해 그것을 이용해 유리디체를 데려가라고 한다. 결국 파한단을 엮어 유리디체를 끌고 나오는데 어머니와 다른 망자들이 달려붙자 결국 파로 만든 줄이 위태로와 어머니까지 매정하게 떨어뜨린다. 그래도 불안하다. 유리디체와 리라기타 둘 중 하나를 정해야 할 순간, 오르페는 냉정하게 유리디체를 발로 차서 떨어뜨린다. 그는 만인을 위한 리라가 더 필요했다고 자기 합리화한다. 더 나아가 지옥의 하데스가 튼튼란 줄만 줬으면 모두 데려올 수 있을 텐데 하면서 지옥의 하데스를 투정한다...

 

 

 

 

신화속의 오르페

오르페우스(Orpheus)는 아폴론과 칼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에게서는 리라 연주 재능을, 어머니에게서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물려받았다. 리라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 인간들은 물론이거니와 동식물들까지도 음악에 취해 세상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잊어버리곤 했다. 오르페우스는 숲의 요정 에우리디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식 날 결혼의 신 히메나이오스가 들고 있던 축복의 횃불이 꺼져 피어오른 연기 때문에 하객들이 기침에 시달리는 불길한 징조가 일어난다. 불길한 징조는 곧 현실로 나타난다.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에우리디케는 들판으로 나들이 나갔다가 양치기 아리스타이오스와 마주친다. 아리스타이오스는 에우리디케의 미모에 매료되어 덤벼든다. 겁에 질린 에우리디케는 필사적으로 달아나다가 풀밭에 숨어 있던 독사에 발을 물려 즉사하고 만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던 오르페우스는 졸지에 찾아든 엄청난 비극으로 바닥없는 비탄 속에 빠진다. 그는 음악으로 슬픔을 달래보려 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마침내 그는 저승 세계로 가서 사랑하는 아내를 되찾아오기로 작심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몸으로 저승 세계를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그렇지만 산천초목까지 감동시키는 오르페우스의 음악이 이를 가능케 한다. 그는 저승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뱃사공 카론과 삼두견 케르베로스를 음악의 힘으로 제압하고 마침내 저승의 주인인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아름다운 리라 반주에 맞춰 구성지게 노래를 부른다. 오르페우스의 아름답고 구슬픈 노래는 저승의 망령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또한 무한한 감동을 받고 그의 청을 들어주기로 한다. 그런데 오르페우스에게 한 가지 조건을 내건다. 에우리디케를 뒤따라가게 할 텐데, 그녀가 저승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 오르페우스가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가 앞서가고 에우리디케가 뒤따르는 저승 이탈 행렬이 시작된다. 오르페우스는 인내심을 가지고 어두운 저승길을 묵묵히 앞장서 걷는다. 그러나 저승 세계를 벗어나기 직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고 만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애처로운 눈빛을 남기며 저승 세계로 다시 끌려 들어간다. 오르페우스가 사라져가는 아내를 잡으려고 안타까이 팔을 내밀었으나 캄캄한 허공만 잡힐 따름이었다.

에우리디케와 다시 한번 헤어진 오르페우스는 혼신의 노력으로 저승 문을 두드리지만, 닫힌 문은 두 번 다시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의와 비통에 빠진 오르페우스는 세상과 등진 채 은둔의 삶을 택한다.

 

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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