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양수근 '그들의 귀향'

clint 2021. 11. 15. 19:04

 

 

 

'그들의 귀향'은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해남 황산면 옥매산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19454월 제주도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했던 광부들이 해방이 되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청산도 앞바다에서 원인 모를 선박화재가 발생해 118명이 희생된 내용을 모티브로 창작된 작품이다.

 

옥매산 광부들로는 '덕구', '두식', '석호', '성칠'이라는 캐릭터를, 고향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주민으로는 '옥천댁''덕순', '새댁', '이장'을 설정해 제주도 강제 징용 상황과 마을의 이야기를 번갈아 풀어냈고 두 곳을 잇는 캐릭터로는 덕구와 제주도에서 사랑을 키운 '분이'가 등장한다.

 

 

 

 

덕구, 두식, 성칠 그리고 석호는 영문도 모른 채 해남 옥매산 광부들과 마을 선착장에서 곧바로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 올라타게 된다. 이들은 제주도의 모슬포에 있는 한 군인 막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그곳에서 각 작업장으로 배치되어 일하였다. 이들이 일했던 곳은 지금의 모슬포 부근인 삼방산이었다고 하며 주로 밤에 동굴이나 방어진지 파는데 동원된다. 노역에 지친 두식은 일본군 앞잡이 노릇을 하는 성칠과 갈등에 놓이고 되고, 덕구는 실어증에 걸린 해녀 분이와 정분을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같은 해 815일 꿈에도 그리던 광복을 맞이하게 되어 먼 타향에 끌려온 일행은 고향에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 기쁨에 들떴다. 823(음력 716) 이들을 태운 배는 해방에 대한 기쁨과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을 싣고 제주도를 출발하였다. 배가 추자도와 보길도의 중간지점에 이르렀을 때 기관실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한다. 기관실에서 발생한 불은 진화되지 못하고 배는 4시간가량 바다. 위에서 표류하다가 침몰하였다. 이때 배에 탄 덕구, 두식이 수장되고 만다. 한편 마을에서는 제주도에 끌려간 가족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잔치를 준비한다. 덕구집도 옥천댁, 덕구 동생 덕순이, 성칠 부인들과 함께 음식 준비를 하여 기다리던 중 살아나온 석호, 덕구의 아이를 임신한 분이만 살아 돌아오면서 하루 아침에 잔치상이 제사상으로 되어 버린다.

 

 

 

 

옥매산 광산은 일본의 아사다화학공업주식회사(淺田化學工業株式會社)에서 개발 운영한 광산으로, 당시 이 광산에서 일하던 노무자들이 19454월 제주도에 강제로 끌려가 노역을 하다 해방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청산도 앞 바다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나 118여 명이 수장됐다. 울돌목 해협이 눈앞에 보이는 그 역사의 현장 옥매산은 한 맺힌 사건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무언가 말하고 싶었으나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 일본 침략의 잔혹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어쩔 수 없는 사건쯤으로 여겨져 그냥 세월의 뒤안길로 묻혀 가고 있다. 역사에는 잊혀져야 할 역사와 잊어서는 안 될 역사가 있다. 이제는 긴 시간의 뒤안길에 묻혀 갈 것 같은 지난 시간의 기억들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채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역사적 사건으로 억울하게 죽어 우리 곁에 맴돌고 있는 그 영령들의 한을 푸는 것은 살아있는 자들의 일이기도 하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성근 '데이 신 따이(정신대)'  (1) 2021.11.19
박정기 '목민심서(牧民心書)'  (1) 2021.11.15
김영무 '진짜 죽어갑니다'  (1) 2021.11.15
정복근 '도회의 시'  (1) 2021.11.14
강수성 '소리'  (1) 202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