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성근 '데이 신 따이(정신대)'

clint 2021. 11. 19. 07:51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50여 년 만에 영구 귀국한 '훈 할머니'(한국명 이남이)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그린 작품으로 '데이 신 따이(정신대: 挺身隊)'는 종군위안부의 일본어다.

전쟁후 반세기동안 캄보디아에서 전전해온 훈할머니의 피맺힌 한과 인생유전을 통해 우리역사와 개인의 운명을 돌이켜보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라 하겠다.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는 황사장의 한국계 할머니가 현지에 있는데 종군위안부 출신인 것 같다.‘는 제보로 취재하러 현지에 출장 간 이 기자에 의해 훈할머니가 한국인 종군위안부 이며 기억상실 증세 와중에서도 단편적인 한국말과 아리랑 노래, 고향의 이름을 되뇌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이 기자의 특종으로 훈할머니의 귀국을 열망하는 한국민의 성원으로 귀국하게 되는데.... 그녀의 비극적인 인생사가 회상을 통해 재현된다. 특히 정신대로의 경험은 그녀가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의 악몽이자 지울 수 없는 과거인 것도 같은 처지의 많은 정신대들이 그 이국땅에서 희생당하여 그 넋들이 그녀 주위를 떠도는 것이다. 드디어 귀국하여 병원에서 건강도 회복하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잃었던 국적도 되찾고 수소문 끝에 자신을 기억하는 동생도 만난다. 그리고 옛 동료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제를 올린다.

 

 

 

 

소위 종군위안부로 일본군에게 끌려갔다가 대동아 전쟁이 끝난 뒤, 캄보디아에 남아 이방인(異邦人)으로 살아 온 훈 할머니의 비극적인 삶의 여정을 다큐멘터리 수법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그 할머니의 극적인 귀국 사실들이 널리 알려 지기도 했었다. 이 작품을 읽을 때, 당장은 작가가 무척 공을 들여 집필에 임했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그와 동시에 과연 훈 할머니란 인물을 통해서 작가가 관객(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비극적 감동이 정말 제대로 그려졌을까 하는 회의도 떨칠 수가 없었다. 다시 말해서 종군위안부의 비극이란 우리 한국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데, ‘과연 연극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품으로 승화 되었는가’ 하는 면에서는 ‘연극적 구도(構圖)에 대한 계산이 좀 더 치밀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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