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정신병원에서 병원행정감사에 맞춰 정신질환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만들고, 그 음악회가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성공적인 공연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무대는 병원건물내의 한 커다란 실내공간이다. 왼쪽에는 병원의 작은 집무실이 있고, 컴퓨터가 보인다. 정면 오른쪽과 오른쪽 벽에는 환자수용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상자 곽 같은 사각의 입체조형물을 환자들이 제각기 들고 나와 깔고 앉거나 머리에 베고 눕기도 한다. 의자를 들여다 깔고 앉기도 한다. 병원소유주의 아들이 수련의가 되어, 부친과 절친한 병원장과 대면하면서, 고분고분한 면모를 보여 괜찮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정신질환자나, 간호사 앞에서는 방약무인한 성격을 노출시킨다. 간호원장은 이러한 수련의의 행동을 지적하지만, 수련의에게는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읊조리는 격일뿐이다.
환자들 중에는 교주로 불리는 나이든 인물이 있다. 몰핀으로 통증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보아 교주는 죽을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물론 수련의와 교주의 마찰이 노정되기도 한다. 바로 이즈음 정신질환자 병원의 여러 가지 안 좋은 소문으로 해서 관계당국의 행정감사가 시작되고, 머지않아 이 병원에도 감사가 실시되리라는 소식에 원장과 직원들은 환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만들어 감사에 대응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수련의가 자청해 환자들 합창단을 지휘하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악보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연습에 들어가려고 한다. 환자들 중에는 노래를 제법 잘 부르는 사람이 있지만, 악보를 볼 줄 아는 인물은 교주 한사람뿐이다.`수련의가 연습을 시키는 과정에 나이든 환자에게 하대를 하는 등 방약무인한 모습이 노출되고, 수간호사나, 다른 직원이 수련에게 그래서는 아니 됨을 지적하지만, 수련의에게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원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린다. 원장은 수련의에게 교주가 사실은 자신의 형제이며, 수련의가 어린 시절에 늘 데리고 다니며 노래를 가르쳐 주던 인물이 바로 교주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수련의는 비로소 환자들에게 진정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원장이 요구하는 클래식 노래보다, 환자들이 요구하는 친 대중적인 노래를 반반씩 섞어 합창곡으로 하기로 한다. 연습과정에서 수련의는 환자들에게 과일과 음료수를 제공하게 되고, 환자 중 몰래 음주를 한 것이 수간호사에게 발각 된다. 병원장이 들이닥치고, 책임을 물어, 합창까지 무산되는 듯싶게 되니, 수련의는 의사 직을 그만두는 약속으로 합창단의 공연을 성사시켜달라고 간청한다.
대단원에서 합창단원의 대중적인 노래를 부른 합창이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 성공적인 마무리를 하고, 다정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변모한 수련의에게 환자 모두가 사랑과 신뢰를 보내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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