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홍란주 '미롱'(춤의 극치에서 짓는 미소)

clint 2016. 11. 16. 09:09

 

 

 

 

 

연극 ‘미롱’은 궁중무용 정재(呈才, ‘임금께 재주를 드린다’는 뜻)를 연극적 양식으로 현대화한 실험극이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조선의 전악 김창하가 창작한 춘앵전이다. 이 극에는 궁중무용인 춘앵전, 박접무, 검무를 비롯해 남사당패의 가면극, 춤, 풍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연극 ‘미롱’은 대사 위주보다는 춤, 움직임, 소리로 진행된다.
이 작품은 다문화 사회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전통무용 소재의 연극이다. 이 연극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 소외 계층 노인 및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의 관객을 초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송민숙 평론가는 “대사 없이 배우들의 움직임만으로도 극전개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극을 본 관객 박나나는 “전통춤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버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극 ‘미롱’은 광대가 된 무동 ‘도일’과 무용수 기생 ‘초영’, 춘앵전의 창작자인 ‘창하’의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한다. 전악 ‘창하’는 양아들인 ‘도일’과 제자 ‘초영’에게 창작 춘앵전을 가르친다. ‘창하’는 ‘도일’을 전악의 후계자이자 독무자로, ‘초영’을 창작춤의 후예로 세울 생각을 한다. ‘창하’는 ‘초영’을 사랑한다. 그러나 ‘도일’과 ‘초영’은 사랑에 빠진다. ‘창하’는 이들을 질투하고 ‘도일’은 자유로운 춤을 찾아 궐을 떠난다. ‘초영’은 궁궐에 남는다. ‘도일’은 유리걸식하다 남사당패에 들어간다. ‘초영’은 중풍에 걸린 ‘창하’를 수발한다. 이들은 정말 미롱(춤의 극치에서 짓는 미소)을 완성할 수 있을까.

 

 

 

 

 

연극 '미롱(媚弄)'(연출/홍란주)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궁중 무용 ‘정재’(임금님께 재주를 드린다는 뜻)를 연극적 양식으로 현대화했다. 이 작품은 조선 순조 때의 천재적인 작곡가이자 무용수였던 전악(궁중연희 총 예술감독) 김창하가 창작한 ‘춘앵전’에서 빌리고, 김홍도의 궁중 채색화 ‘춘앵전 무도’와 풍속화 ‘무동’의 상반된 이미지를 반영했다.

이 작품은 궁중 무용 ‘춘앵전’이외에도 ‘검무’, ‘박접무’, 왕 앞에서 부르는 노래인 ‘궁중 창사’ 과 남사당패의 ‘덧뵈기’, ‘열두발’, ‘버나’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사 위주 보다는 춤, 움직임, 소리로 진행되는 연극으로 아직 전통 문화에 낯선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층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쉽게 소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특히 이 작품은 궁중 무용 ‘춘앵전’의 절정에서 짓는 미소인 ‘미롱’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담고, 광대가 된 무동 도일과 무용수가 된 기생 초영, 춘앵전의 창작자인 창하의 사랑과 인생을 다루고 있다. 특히 한국 무용 중 가장 느리다는 ‘정재’를 소재로, 사랑과 예술을 통해 깨닫는 ‘삶과 놀이의 미학’을 제시해 세상의 빠른 변화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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