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소개
"인어전설"은 1990년 여름 일본 히로시마 해안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한 시인이 도시의 전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되는 이 극은 바다를 건너 풍족한 삶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복서형제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이 연극은 물의 상징이기도 한데 이에 걸맞게 자연 그대로의 물을 마음껏 이용한 스팩터클한 무대는 텐트연극의 진가를 발휘한다. 약동하는 배우들의 다이나믹함과 앙상블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끓어오르는 에너지와 서정적 향수에의 그리움, 강한 주제가 살아 숨쉬는 볼만한 무대이다.' (아사히 신문) '열정적 스타일로 강타한 스탠드로 "극적인 미래"를 체감시킨 한여름 밤의 선물이다' (마이찌니 신문)등등 일본의 매스컴이 각 지면마다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겸 연출을 맡은 김수진과 이 작품의 작가인 정의신, 두 사람은 모두 재일 한국인 3세로 정의신은 연극에 동참하는 가족과 똑같은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본다면 가족이 도착한 곳은 물(바다)로 둘러 싸인 일본이고, 가족은 한국으로부터 이주해와 살고 있는 정씨 자신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작품줄거리
한 사람의 시인과 노파가 공원에서 만나면서부터 도시의 전설은 시작된다. 막이 열리면 검은 바다의 부둣가가 보이고, 바다를 건너 찾아온 일가족이 간신히 부두에 도착한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6명의 형제들 (세쯔, 하루, 나쯔, 아끼, 후유, 시끼)이다. 이들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그곳에 정착한다. 나쯔는 복싱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끼는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는데 그녀는 금어라고 불리게 되며
그들의 아파트에 같이 살게 된다. 나쯔는 금어에게 깊이 빠져들지만 그녀는 아끼를 사랑하고 있다. 첫 타이틀 방어전에서 한쪽 눈을 잃고 복서로 더이상 링에 설 수 없게 된 나쯔는 매일매일 폭음으로 보낸다. 한편 아끼는 금어와 함께 포장마차를 차리고 라면을 팔면서 삶의 희망을 키워 간다. 남색이면서 배우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장남 세쯔, 차남인 하루, 예전에 죽은 딸 미즈메, 미즈메를 그리워하는 막내 시끼, 나쯔의 애인인 제니, 복싱에 미친 남작과 그의 부인, 그 외에도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돈벌이를 하러 온 사람들이 각기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는 전개된다.시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과거거 있었다. 어린 시절, 어느 한 여인에게 죄를 덮어 씌우고 말았던 형을 생각한다. 하나의 톱니바퀴가 미쳐 튕겨나가며, 비극의 결말이 찾아든 것이다. 나쯔가 금어를 범하고 아끼는 충격으로 포장마차를 그만두고 자신도 재능을 인정받기 위해 복싱을 시작한다. 금어는 절망하는 사랑을 믿는 대신 혼자서 포장마차를 하며 살기로 마음먹는다. 아끼가 참피온으로서 링에 오르는 바로 그 순간 끝내
나쯔는 금어를 죽인다. 가족들은 모두 흩어져 새로운 도시를 찾아 길을 떠난다. 벙어리인 시끼는 그 도시와 함께 자신의 유년시대와도 결별한다.
시끼라고 하는 시인의 소년시대 모습이었다. 시인은 자신의 아주 먼 기억을 상기 시켜준 그 괴이한 노파가 혹시 금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노파는 부정하지만 금어를 대신해 "용서"하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시인은 과거를 회상하는 일을 그만두고 단지 보통의 한 사람으로서 바다로 나갈 결심을 한다. 시인이 물에 뛰어들자 금어가 인어처럼 수면 위로 치솟아 오르고 빨간색의 실이 인어의 입속에서 하염없이 흘러나오면서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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