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의 어떤 시대라고 상상하자. 땅은 모두 콘크리트로 덮여 있고, 길 밖에 없다.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길에서 태어나고 길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차가 순환하며 운행하도록 건설된 길을 걷는다. 자동차는 오래전부터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버려진 고물일 뿐이다. 사람들은 그런 자동차들을 '피난처'라고 부른다. 인류는 원시시대로 돌아가버렸고, 문명의 시대는 그저 '전설'로만 알려져 있다. 전설은 태양, 별, 땅, 진흙, 꽃, 풀, 나무, 그리고 집들을 이야기한다. 미신일까, 사실일까? 어떤 이들은 사실이라 믿고 있다. 또 다른 어떤 이들은 태초부터 지구는 콘크리트와 안개로 뒤덮여 있는 거라 생각한다. 의문점들은 다음과 같다. 이 길들은 어디로 이어지는가. 끝이 있는가. 방향 표지는 왜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