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용락 '파도가 있는 풍경'

clint 2015. 11. 13. 10:48

 

 

 

노부부가 25년전 연애때 들렸던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변가 호텔방에 다시 찾아온다.

로맨틱한 내용의 사랑얘기 일 것 같은 이 작품은 좀 지나면서 멜로물의 성격으로 간다... 그리고 얘기치 못할 동반 자살쯤으로 예상될 수 있으나 속단은 금물이다. 작가의 연극적 재미가 끝까지 이어진다. 이 부부는 선생과 제자, 유부남과 소녀, 현재 70대, 50대로 굴곡이 제법 있을 그런 사이이다. 중간중간에 이 부부의 젊은 분신혹은 환상역이 나와서 처음 만남과, 그리고 연애 시기를 필름을 리와인드하듯 보여준다. 처음의 만남은 소녀가 자살을 하기위해 이곳에 왔고 우연히 만난 남자를 통해 단념하게 되는 것이고 연애시기는 주위의 이목으로 팔짱 한 번 제대로 끼지 못할 정도의 불편했던 연애담인데 처자식이 있는 남자는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나 어느날 여자의 두번째 자살 내지는 자기를 죽여달라는 호소에 그만 청혼까지 하게된다. 물론 이혼을 하고. 그렇게 해서 5년 간의 우여곡절 연애시절은 가고 결혼은 했으나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다보니 그들의 결혼생활은 그리 행복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서로의 사랑만은 간직하고 있었고 이렇듯 25년 만에 이곳 호텔을 다시 찾은 이유를 서로 아는 듯 하다. 남자는 70대 불치병으로 3개월 시한부란다. 그리고 같이 떠나기를 묵시적으로 동의 한듯 남자는 여자의 목을 조르고.... 자신도 준비한 약을 먹으려 한다. 이때 돌연 등장하는 젊은 분신은 그 노인을 무척 추궁한다. 그리고 종말엔 노인의 목을 조르는데 노인은 이래저래 죽나 아내와 같이 갈 수만 있다면 상관없단다... 그래서 이야기는 끝나는가 했는데 돌연 여자의 젊은 분신이 등장한다. 자기는 예전에 먼저 죽었어야 했는데 살았고.. 그래서 그후는 모두 덤같은 생이라 여겼단다.. 그녀의 미래의 모습을 보니 곱게 늙었고 또 행복한 표정으로 죽은 모습에 그녀는 결단을 한다. 사랑하는 남자가 미래에 살인자가 되게 할 수는 없기에 자신이 먼저 죽는다고... 그리고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상투적인 멜로물로 빠질듯한 작품을 작가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연극적 재마를 재치있게 덫붙였다.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이 더욱 진솔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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