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귄터 아이히 '네 번째 꿈'

clint 2025. 3. 13. 07:33

 

 

1947년 12월 29일 지도 측량사는 이반 이바노비치 볼레슬라브스키는 모스크바의 자택에서 고열의 유행성독감을 앓고 이틀 전부터는 깊은 잠을 못 자고 꿈을 꾼다. 어느 아프리카 원시림 속에서 기이한 꿈이다. 

 

끝없이 계속되는 북소리는 몰락을 암시하고 있다.

두 탐험가가 흑인 요리사 데리고 아프리카 탐험을 하고 있다. 
식사를 할 때마다 울려대는 북소리와 기분 나쁜 웃음기를 띤 채 
곁을 맴도는 현지 요리사는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아프리카 산의 “파”로 조리된 이상한 음식을 먹은 다음에 두 백인 남자는

자신의 혀가 마비되는 것과 같은 착각에 사로잡힌다.

현지인 요리사가 끓여준 현지의 야채 수프를 먹은 뒤 서서히 기억을 잃는다. 

그들의 국적이 어디인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어떤 독초를

잘못 먹어, 서서히 언어 능력 및 기억력이 상실되어간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상대방이 누구인지,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말과 기억력을 잃게 된다.

북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그들은 누구인지, 심지어는 자신이 열도의 정글에서

무엇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망각의 늪 속에 서서히 빠져든다.

 

 

 

작가는 네 번째 꿈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았는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검은 아프리카 대륙이 백인들에게는 거대한 먹잇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달성하기 위하여 아프리카에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의 개발에 나섰다. 금, 은 그리고 보석 그리고 아프리카의 동식물은 그들의 재화를 보장받게 하는 수단이었다. 흑인아이들이 어떻게 굶주림에 시달리며, 이들의 생활과 문화가 어떤 지에 관해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귄터 아이히는 선진국 사람들이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자연을 무작정 이용하려는 서구인들의 물질 만능주의에 대해 경고를 보내려 했을까? 어쩌면 두 가지 모두일 수 있다. 

 

아프리카의 자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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