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상열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

clint 2024. 1. 15. 16:09

 

 

 

원박골에서 3대째 만석꾼 지주로 살아온 박진사의 집안에 삼대독자 박준호가 경성 유학중 집안의 부름을 받고 돌아오는 중 박달재를 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로 그 순간 병든 어머니를 위하여 쌀 2섬에 팔려 종살이를 가야하는 금봉과 가난했기에 딸을 남의 집으로 보내야만 하는 어머니, 이 모녀의 애절한 이별의 아픔을 준호는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준호는 부모님과 정겨운 해를 하고 그날 밤 운명의 신에 인도된 듯 그의 집에 종으로 들어온 금봉의 착한 모습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곧 금봉이 박달재에서 아픈 사랑의 이별을 했던 그 소녀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첫 눈에 청아하고 순박한 모습에 매료되어 버린다. 두 사람은 어느덧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밀회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고 드디어는 깊은 사랑에 빠져 끊을 수 없는 사랑의 화산들로 변해 버린다. 준호는 집에서 정해준 혼처를 물리치게 되고 이 여파로 천서방에게 관계를 목격 당했던 두 사람은 결국 금봉이 임신한 사실까지 알게 되자 어머니 최씨는 크게 노하여 준호를 경성으로 쫓아 보낸다. 준호는 어머니의 명령을 끝내 거역 못해 사랑하는 금봉을 고향집에 남겨둔 채 경성으로 떠나게 된 그날, 두 남녀는 박달재 고갯마루에서 애절한 석별의 아픔을 나눈다혼자 남게 된 금봉은 경성으로 떠난 준호만을 그리며 최씨의 가혹한 학대와 가혹한 노동을 참아내며 드디어는 준호의 아기를 낳게 된다. 제 자식인데도 자식에게 젖 한번 물리지 못하는 어미가 되어버린 비련의 나날들을 보내야만 하는 금봉에게 청천벽력의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는 최씨가 준호와 금봉의 사이에서 난 자식을 가문의 치욕이라 생각하여 멀리 남의 집 양자로 보내버린 것이다. 한편 준호는 학업을 마치고 집으로 금의환향했지만 기다리고 굳은 언약을 하며 박달재에서 헤어졌던 정녕 있어야 할 금봉과 얼굴 한번 못 보고 그려왔던 아들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소식도 없고 아버지 박진사는 그 일로 인해 결국 화병으로 누워 돌아가신지 오래고 모든 세상을 비관한 나머지 준호는 그 날 이후 무절제한 생활로 술과 계집에 탐닉하더니 미옥이라는 여인의 꾐에 빠져 그 많던 재산과 가산을 탕진하고 자신은 알콜 중독자가 되고 만다.

 

 

 

기구한 운명의 두 사람. 이들은 십여 년이 지난 후 어느 술집에서 얄궂은 상봉을 하게 된다. 서로 아픈 인생역정의 사정을 듣고는 괴로워하다가 준호가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게 되고 혼자가 된 금봉은 아들을 못 잊어 경성의 구석구석을 돌며 아들을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천우신조로 그 옛날 종살이를 하던 천서방을 만나게 되던 바로 그날 오매불망 꿈에도 못 잊던 얼굴, 이제는 장안에서도 유명한 갑부 장회장의 아들로 훌륭히 성장한 석규를 만나게 된다.자식을 눈앞에 두고도 자식이라 부르지 못하고 석규와 헤어진 금봉은 다시 장회장 집을 찾아가 그간의 사연을 이야 기하고 친 어미로서 석규의 옆에 만이라도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 지만 어미인 김여사의 반대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석규의 장래를 위해서 결국은 단념하고 돌아 오고야 만다.

 

 

세월은 또 흘러 십년이 흘렀고 그동안 금봉은 석규에 대한 그리움은 해가 갈수록 더 깊어만 갔다. 그런 어느 날 준호가 찾아와 석규가 고등문관시험에 수석합격을 했다며 그것을 했다며 그것을 구실삼아 석규의 양부 장회장에게 돈을 뜯어내자고 그것을 말리던 중 뜻하지 않게 준호와 마옥이 자기들끼리의 실수로 죽게 되고 금봉은 살인 죄의 누명을 쓴 채 법정에 서게 된다. 그런데 금봉을 맡은 담당검사가 꿈에 그리던 아들 바로 장석규가 맡게 된 것이다.

금봉의 선고 확정을 하는 날 장석규는 천 서방을 통해 그 간의 성장과정과 금봉의 애달픈 사연을 알게 되고 금봉과 자신과의 관계 그리 고금봉의 인생역정을 얘기하며 살인자로 만난 두 모자의 기구한 상봉 호소하게 된다. 결국 사형 선고를 확정받은 금봉은 절규하며 부르는 석규의 어머니 소리를 가슴에 담 고형장의 올가미에 자신의 지난 세월을 모두 묻어버린다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흘러간 옛 가요속에 애절한 사연이 펼쳐지는 악극 한편이 무대를 적신다. 일제시대에 탄생한 악극은 노래와 춤, 희곡이 어우러지는 형식에 민족의 설움과 울분, 한을 담아내 20∼5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서양연극에 밀려 자취를 감췄었다. 잊혀져 가는 악극을 극단가교가 지난 93년 현대적 장르로 개발해 올린 '번지 없는 주막'과 그 후속작품들은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며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와 제천사이의 험준한 고갯길. 일명 '울고 넘는 박달재'에서 병든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만석꾼 박진사 댁에 팔려가는 금봉과 박진사댁 삼대독자 준호가 만나는 것으로 극은 시작된다. 두 사람은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준호는 어머니 최씨의 압력을 받아 서울로 떠난다. 홀로 남아 아들을 낳은 금봉은 최씨의 모진 박대에 못 이겨 서울로 떠난 아들을 찾아 나서지만 결국 화류계 여인으로 전락한다. 살인 누명을 쓰고 법정에 선 금봉은 검사가 된 아들로부터 사형구형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