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브라스 뮤지컬 최원형 '바람을 불어라'

clint 2024. 1. 14. 20:16

 

 

사단 군악대의 뺀질이 황 상병이 고장 난 트럼펫을 고쳐오겠다는 핑계로 
특별휴가를 나갔다가 귀대하지만 정작 트럼펫의 마우스피스가 없어진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군악대 내무반에서 갖가지 억측과 오해가 꼬리를 물고

벌어진다. 황 상병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가로챘다고 믿는 이병, 
듬직하게 여겼던 병사가 자신의 팬티를 훔친 것으로 오해한 여군 하사, 
말귀 못 알아듣는 ‘고문관’ 일병과 만사를 대충 넘기려는 말년 병장의 

엇박자 행보….  여기에 국방부장관이 친견하는 사단창립 기념행사 준비까지 

겹치면서 내무반은 사분오열의 위기에 처한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라는 곳은 매우 흥미로운 공간이다. 
동일한 나이대의 남자들이 집단으로 식욕이나 성욕 등 
기본적인 욕망을 금지당하며 모여 있다는 점. 
그리고 국가의 안위를 책임져야 하는 사명감을 강제 주입한다는 점. 
그리고 모여 있는 대다수가 호기심 많고 생기발랄한 한층 젊은 시기라는 점. 
보통 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이런 특성에 관심을 가진다. 
군대에서 생활했었던 병영의 막사나 침상, 화장실에서의 각 사병들의 
간략한 소개와 에피소드가 진행되며 그리고 군악대의 사열과 연주 등의 
볼거리가 풍성해 지다 트럼펫의 심장인 피스가 없어져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마치 미친 전쟁처럼 서로가 서로를 찌르며 작품의 흐름은 복잡하게 달려간다. 
더욱이 각자가 갖고 있던 언어적인 습관이나 약간의 난청으로 인해 벌어지는 
해괴한 상황의 연속으로 도저히 해결되지 못할 미궁처럼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전이되며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게 되는데 
서로를 의심하고 배신하고 질시하는 과정 속에 마지막에 
황상병의 취침점호에 담겨져 있는 군악대원들의 연주엔 복합적이지만 
전우애가 가득 담긴 그들만의 전우애가 객석에 전해져 코끝을 찡하게 한다.

 



<바람을 불어라> 역시 군대를 소재로 하는데, 앞선 작품들에 비해 
흥미로운 것은 군인은 군인인데 악기를 다루는 군인이라는 점이다. 
화려한 군복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는 군악대지만 
이들 역시 기본적인 욕구들을 차단당한다. 
이러한 군악대에 고문관 황상태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바람을 불어라>의 주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