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철진 '자정의 외출'

clint 2021. 12. 25. 14:36

 

 

 

말단 월급쟁이의 파란만장한 하루를 표현한 작품이다.

아침부터 아내와 심하게 말다툼한다.

아니 일방적으로 아내의 불평을 듣는다.

아내는 집에서 키우는 똥개로 인해 집안 난장판인 것은 둘째고,

자신이 똥개만큼도 애정을 못받는 불만이었다.

똥개와 마누라 둘중에 하나를 정하라는 협박이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이런 아내의 불만이 떠올라 회사 일이 안 잡힌다.

과장은 어제 지시한 기안 빨리 안 올리냐고 독촉이고 부랴부랴 기안을 올린다.

옆자리의 직원은 염려한다. 오늘 평소와 다르게 담배도 많이 피우고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잠시 후, 과장이 얼굴이 뻘개져서 결재서류를 내동댕이치며 기안서류에 똥개, 보신탕, 마누라... 란 낙서를 써서 개망신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본적인 자기관리가 안 됐다며 회사에서 짤린다.

 

직원과 몇차례 술을 마시고 마지막으로 포장마차에 들려 또 한잔 마신다.

똥개는 전 직장에서 세무 감사시 이중장부를 다 보여줘서 짤렸을 때 보신탕을 들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똥개를 사서 집에서 키우게 됐단다. 집에 돌아오니 마누라가 똥개를 처분했다.

그는 갑자기 자유로워진 듯하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똥개에게서도...

그는 홀가분하게 자정의 외출을 나간다.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김철진 작가

 

경북 봉화 바래미에서 출생경대 사대부고 · 동국대 문리대 졸업

1975년 신춘 중앙문예 희곡 입선 1976년 문공부 문예 창작공모희곡 입선

1979년 서울신문신춘문예 희곡 입선 작품: <앤경> <어항밖의 금붕어 >

<해돋이> <사랑놀이 > .

: 한국문인협회·한국희곡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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