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상열 ''님의 침묵'

clint 2017. 2. 8. 17:32

 

 

서장 / 열반극락
열반극락의 세계가 우화적으로 아름답게 묘사된다. 인자하신 천상의 주인께서 아직도 지상을 떠돌고 있는 영혼을 인도해오기 위해 사자를 지상으로 내려보낸다.

1장 애국공원
애국지사, 열사들의 근엄한 모습의 동상들을 모셔놓고 있는 소위 애국공원. 마침내 사자와 소녀가 당도한다.
2장 그 시대
만해 한용운이 태어난 그 시대. 어둡고 처참했던 치욕의 시대가 노래와 춤으로 표현된다.
3장 출가
혼례복을 입은 만해와 소녀(만해의 처 전정숙의 역을 한다.) 결혼 첫날의 신방이다.
4장 입산득도
백담사. 김연곡 선사로부터 깨우침을 받아 득도에 이르는 만해.
5장 망국전야제
을사보호조약 이후 구한말 왕실이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무참히 유린당하는 과정이 악몽처럼 펼쳐진다.
6장 한 번의 불꽃
부처앞에 앉은 만해.
네 사람의 질문자들이 나타나 님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만해를 향하여 질책하고 힐난한다.
7장 일본으로
심산계곡 산사에서 열반의 경지에 잠겨있는 만해. 님의 음성에 의해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적국 일본에서 유학중인 최린을 만나 독립의 큰 뜻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8장 기미년 전야
마침내 다가온 기미년 전야 3.1 운동의 중추가 됐던 33인이 모이기까지의 과정이 소개된다.
9장 3.1 만세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3.1운동의 현장이 춤과 노래로 재현된다.
10장 재판
북풍한설 비바람속에서도 변치않는 한 그루 소나무, 만해 한용운의 참모습을 대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타협과 변절의 추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소위 3.1 운동의 주역들.
11장 감옥
경성복심법원의 언도공판이 있는 날. 법정 출두지시 전갈을 기다리는 동지들의 추태.
만해 : 이 쓸개도 없는 잡놈들아! 너희들이 소위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했다는 민족대표란 자들이냐?
12장 출감이후
3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감하는 만해, 이미 세상은 타협과 변절의 역사로 얼룩져있다.
13장 심우장
마침내 66세의 생을 거두고 열반 입적하는 순간이 왔다.
홍성장터의 거렁뱅이 엿장수가 되어버린 아들 보국의 모습이 그를 끝내 아프게 한다.
14장 애국공원
드디어 고집불통 영혼인 만해를 찾게되는 사자와 소녀. 그를 열반극락으로 인도해간다.
만해 : 아무도 기록하지 말라. 아무도 기억하지 말라. 모든 걸 사랑하나니.
(모두들 촛불을 밝혀들고 “님의 침묵”을 노래하는 가운데 연극은 끝난다.)

 

 

 

 

 

작가의 글

만해님이시여 변치 않고 산다는 게 그게 무슨 유행가도 아니고 영업부 사원들 판촉구호도 아닌 것이며 더군다나 초지일관 한 뜻으로 살았다는 당신을 어찌 새대가리가 헤아릴 수 있겠소이까. 누군가는 일정때, 자유당때, 민주당때, 공화당때 그래서 지금까지 바람하나 타지 않고 번들거리며 사는 유능인사도 있습니다. 그 재주가 비상, 요상, 괴상하여 언제나 편한 곳에 앉아 여우처럼, 사자처럼 군림합디다. 그래서 동작동 유공자 묘소가 만원이 되어가고 있는 것 아니겠소이까. 일본 사람들 가증스럽게 한국관계 역사를 왜곡하였다하여 거국적 분노가 대단하였거늘 일본 사람들 분명 뒷짐지고 코웃음 쳤을 것이 분명한 소갈머리들이오이다. 허나 복장터지게 성질하는 것은 왜놈이 우리 역사 왜곡하는 것만큼 우리가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 하는 말씀이오이다. 만해님 당신이 망우리 묘지 속에서 들은 역사는 정작 옳은 것이오이까. 망명 독립투사란 팻말을 마빡에 붙이고 하와이 상해에서 망나니짓하던 사람들 해방되자 되려 큰 소리로 독립만세부르며 잽싸게 뛰어들어와 중앙청 구석에 책상 하나씩 차지하지 않았소이까. (김상열,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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