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비장이 땅에 엎드려 개헤엄을 열심히 치고 있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해설자가 등장하여 이것이 배비장전의 마지막 장면이라고 하며 배비장전을 소개한다. 배비장전은 판소리를 소설화 한 것으로 평민 문학의 대표작으로 풍자와 해학이 뛰어난 작품이다. 배비장이라고 하는사람은 지금 서울의 마포에 살던 배선달이었는데 그 무렵 김경이라고 하는 양반이 제주도 신임 사또로 부임 할 때 같이 따라 나섰던 예방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다. 또한 그는 지나치게여자를 멀리하는 사람이다. 제주도에 도착한 배비장은 눈을 가리고 방자가 끄는 잡고 다닌다. 방자는 사람들이 자기들을 비웃는다며 그만 두자고 하지만 배비장은 선비의 위신을 강조한다. 제주도로 올 때 한양에 있는 부인에게 배신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여자들을 보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방자는 배비장의 처신을 계속 비꼬아 말한다. 그러며서 제주 명기 애랑에게 넘어가지 않는가를 내기 하기로 한다. 한편 사또 또한 애랑을 불러 배비장을 유혹할 것을 명령한다. 애랑은 자신만만하게 배비장을 유혹할 것을 장담한다. 그리고는 언제 육방관속들과 함께 한라산 언덕으로 꽃놀이를 할 것을 부탁한다. 해설자가 등장하여 제주 한라산의 절경을 묘사한다. 한쪽에서는 사또와 비장들이 기생들과 술을 부어가며 취흥에 젖어 있다. 그러나 오직 배비장은 소나무밑 바위에 앉아 글을 읊고 있다. 그 때 애랑이 저고리를 벗고 물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는 그만 첫눈에 홀딱 반해 버린다. 애랑을 본 후 배비장은 그만 상사병에 걸린다. 해설자는 상사병에 누워 있는 배비장의 모습을 다그친다. 배비장은 방자에게 한라산 꽃놀이 때 본 목욕하던 여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애원한다. 방자는 그 여자가 규중에서 지아비를 모시고 사는 여인이라 안 된다고 한다. 그 남편이 제주도에서 알아주는 성미 고약한 불한당이라고 말해 준다. 배비장은 그래도 어쩔 수 없어 편지라도 전해 달라고 한다. 방자는 양반의 위신만 앞세우던 배비장을 놀린다. 그러나 편지를 전한다. 해설자가 등장하여 애랑이 편지를 받고 어떤 답장을 보내는지 그 내용을 설명한다.
목욕재계하고 기다릴터인즉 야삼경에 아무도 모르게 담을 넘어 오라는 것이다. 배비장은 너무나 기뻐하며 망건, 당건, 쾌자, 전립, 광대띠에 장죽까지 의관을 정중히 차려 입고 애랑을 만나러 갈 준비를 한다. 방자가 그 모습을 보고 야밤에 남의 유부녀를 만나러 가는데 의관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벗으라고 한다. 배비장은 달갑지 않지만 방자가 가지 않을까봐 순순히 옷을 벗는다. 방자는 그참에 제주도 복장인 개가죽 두루마기와 벙거지를 입으라고 한다. 방자는 배비장의 애닳은 마음을 이용해 배비장을 우롱한다. 해설자는 성인군자인 척하던 배비장이 개가죽까지 쓰고 남의 유부녀 규중에 뛰어드는 지경에 이르는 것을 보고 사람일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한다. 배배장은 애랑의 집에 도착한다. 방자가 마당에 개가 있다는 것을 일러주어 하는 수 없이 개구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몸집이 큰 배비장을 작은 개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방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집안으로 들어간다. 애랑을 배비장를 보고 개인줄로 아는 척하며 배비장을 때린다. 그러다 배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배비장을 알아 본다. 배비장은 애가 타서 급한 나머지 침소로 들자고 한다. 애랑은 이 말을 받아 하룻밤만 보내고 자기를 잊을 거라면서 흐느낀다. 배비장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무엇이든 해 줄 것이라고 하다. 애랑은 배비장의 분신으로 앞니 하나를 빼 달라고 하다. 배비장은 잠시 주저하다가 허락한다. 애랑은 이미 준비해 둔 집게와 장돌이로 이를 뺀다. 침소로 들어 등잔을 끄려고 할때 방자가 애랑의 남편인 척 애랑을 부른다. 애랑은 육지로 장사 갔던 남편인데 성질이 고약하고 힘도 장사 같다고 겁을 준다. 급한 나머지 배비장은 자루를 쓴다. 방자는 자루에 든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애랑은 새로 산 거문고라고 한다. 방자는 소리를 들어 본다고 자루를 힘껏 친다. 배비장의 소리를 듣고 이상히 여겨 몇 번을계속 친다. 배비장은 그 때마다 거문고 소리를 낸다. 방자는 잠시 뒷간에 다녀와서 거문고를 타며 술을 마셔야 겠다고 한다. 그 틈을 타서 배비장은 작은 궤짝으로 옮겨 숨는다. 다시 방자가 돌아와 뒷간에서 잠깐 꾼 꿈 이야기를 한다. 꿈 속에 신령이 나타나서 집안에 있는 궤에 귀신이 있으니 당장 끌어내 태워버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애랑은 배비장더러 들으라고 일부러 안 된다고 한다. 방자가 호통을 치며 남편 말을 듣기를 강요한다. 그러나 애랑은 끝까지 안 된다고 한다. 이에 방자는 궤짝을 들고 나가겠다고 한다. 애랑이 울면서 궤짝을 두고 떠나라고 애원한다. 그 말에 방자는 공평하게 반으로 나누어 갖자고 하며 톱질으 한다. 궤 안에 있던 배비장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톱이 배비장의 머리 위까지 내려오자 배비장은 궤을 여자에게 주라고 한다. 방자는 귀신이 말을 한다고 하며 꼬챙이로 찔러서 쫓으려고 한다. 그러다 배비장이 계속 응수하여 말을하자 보통귀신이 아니라며 바다에 던져 버려야 겠다고 한다. 애랑과 방자는 바다로 가는 것처럼 궤를 흔들다가 물을 뿌린다. 바다에 버려진 줄 아는 배비장은 꼼짝없이 죽게 되었다고 생각하고는 자신을 탓하며 곡을 한다. 사또가 나타나 방자에게 배지나가는 소리를 내라고 한다. 방자는 노젖는 소리를 낸다. 배비장은 이를 듣고 살려 달라고 외친다. 그러자 방자는 배가 부정을 탈까 두려워 구해 줄 수 없다고 한다. 방자는 유부녀를 간통하다가 이지경이 되었을 것이라며 문을 열어 준다. 그대신 밖으로 나와서는 바닷물이 짜니 눈을 감고 헤엄을 치라고 한다. 배비장은 밖으로 나와 땅에 배를 데고 개헤엄을 열심히 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또와 방자와 애랑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배비장전은 많은 판소리중에 하나로서 해학과 풍자로서는 으뜸을 차지하고 있는데 당시의 광대들은 문맹하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구전되어 내려왔으며, 다분히 "코메디아 델아르테"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원래 판소리의 형식은 연창자와 북의 반주를 맡아하는 고수 두사람만이 하는 특이한 창극이다. 배비장전이란 말은 배씨성을 갖고 직위가 비장인 사람을 말하며, 전이란 것은 얘기(Story)라는 뜻이다. 비장이란 지금의 시장 밑에서 일하는 여섯 행정 담당관의 직위인데 배비장은 의전담당관인 예방직위에 있던 사람이다. 허세를 부리기 좋아하는 배비장, 제주도에가서는 절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방자와 굳게 약속을 하지만 애랑의 아름다운 자태에 도취한다. 배비장이 그녀와 사랑을 속삭이다 남편으로 가장하여 들어온 방자에 의해서 망신을 당하게 된다는 것으로 양반계 급의 허위성을 야유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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