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복과 천여사가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온다. 그들은 부산에서 땅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다. 사대복은 천여사의 남편인 오사장의 목숨을 구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들의 딸인 성숙의 가정교사로 그 집에 살게 된다. 뒤에는 운전사로도 일한다. 천여사의 신임을 얻은 그는 그녀의 재력을 바탕으로 야간 학교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복이 오사장의 은인이었지만 지금은 오사장과 천여사가 그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다. 대복은 꿈이 큰 사내다 .지금은 비록 천여사의 밑에 있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독립사업체를 갖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는 큰 돈을 벌수 없는 학교 운영에는 관심이 없다. 변두리에 만화가게를 세우고,화가들을 고용해 만화사업하고, 돈 많은 집 자제들을 모아 불법 과외공부를 시키는 일에 더 열성적이다. 그런 일이 더 큰 돈이 벌리기 때문이다. 그의 밑에는 천여사의 먼 친척뻘 된다는 권선생이 있다. 그는 아직 대복이 천여사의 운전사로 일할 때부터 그 집에 있었다. 그와 권선생 사이에는 작은 비밀이 하나 있다. 권선생과 차를 타고 가다 지나는 행인은 치고 뺑소니를 친 일이다. 비록 권선생이 먼저 제의 안한 것이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권선생은 대복에게 약간은 경계를 해야할 인물이다. 학교건물 한쪽 방에서 기거하는 대복은 점심시간이 되자 청주집에 점심을 시키려 한다. 그때 어찌 알았는지 청주집에서 카운터를 보는 촌희가 장국밥을 들고 들어온다. 그녀는 주인아저씨가 추근거리는 것이 불편해 청주집을 그만두려 한다며 작별인사를 한다. 대복은 헤어지는 것을 서운해하며 지나는 말로 정 갈 곳이 없으면 이곳으로 찾아오라고 말한다. 촌희가 나가고 대복의 중학 동창생 오봉이 찾아온다. 부부싸움 끝에 짐까지 싸들고 집을 나와버린 오봉은 대복에게 아내에 대한 푸념을 늘어 놓는다. 대복과 오봉은 술을 마시고 오봉은 병나발을 불며 제법 많이 마셨다. 이때 촌희가 들어온다. 그녀는 아무래도 갈곳이 없다며 그에게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지나는 말로 한 마디 건넨것 때문에 어쩔수 없이 대복은 그녀까지도 머물도록 허락한다. 그의 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어보기는 처음이다. 그는 항상 혼자였다. 그는 고아다.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다. 그는 언제나 혼자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아지자 대복은 자기 자랑을 늘어 놓기 시작한다. 그에게는 욕망과 희망이 넘쳐 흐른다. 이때 대복의 누이동생 학자가 찾아 온다. 고아인 그에게 누이동생이 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의아해 한다. 드디어 천여사가 땅을 구입하고 대복은 골프장 건설에 분주하다. 이때 갑자기 천여사가 공사장에 나타난다. 그녀는 대복에게 몇 가지 얘기들을 늘어 놓고 간다. 자신의 먼 친척이 대복을 찾아갈테니 잘 좀 부탁한다는 것과 딸 성숙의 담임 선생과 선을 보라는 것, 이십만원의 돈을 구해달라는것... 그녀는 항상 그런 식이었다. 마치 아무일도 아닌듯 그저 한마디씩 내밴는 것이다. 처음 대복이 그녀의 부탁을 들어줄 때에도 그랬다. 그녀는 무작정 그의 방으로 들어와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말을 했고, 그는 그녀의 말대로 오사장에게 무조건 용서를 빌며 매를 맞았다. 그후 그집에서 쫑겨나고 천여사와 대복의 거래가 시작된다. 천여사는 대복에게 건물을 임대해주고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에게 구세주가 되었다. 방으로 돌아온 대복은 촌희가 자신의 방을 깨끗이 치워 놓은 것에 당황한다. 촌희는 부엌 살림까지 장만을 했다. 촌희에게 어느 정도의 돈이 있다는 걸 눈치 챈 대복은 그녀를 구슬려 천여사에게 줄 이십만원을 꾼다. 이때 대복의 아버지 사야출이 찾아온다. 야당 정치생활을 이십년 째 하고있는 야출은 성공한 아들에게 정치자금을 얻기 위해 찾았지만 선뜻 그 뜻을 밝히지 못한다. 반면 학자는 노골적으로 대복에게 도움을 요구한다. 하지만 대복은 그녀의 말을 들은 채도 하지 않는다. 술에 취한 대복이 혼자말을 해댄다. 어려서부터 그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족들이 오히려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가족들의 곁을 떠나 스스로를 고아라 부르면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는 가족들을 떨쳐낼 궁리를 한다. 권선생이 대복의 방에 찾아와 촌희를 사모님이라 부르며 빈정거린다. 촌희는 대복의 앞에서는 굽신거리며 뒤에서는 나쁜 짓을 꾸미는 권선생을 사기꾼이라 부른다. 권선생을 자신은 굽신거리는 것이 아니라 나중을 위해 그것들을 저축해두고 있는 것이라며 언젠가 한꺼번에 갚아 줄 날이 올 것이라 퍼붓는다. 천여사가 대복의 방에 찾아와 촌희를 만난다. 그녀는 촌희를 대복의 약혼녀라 부르며 대복을 당황하게 만든다. 대복을 밖으로 불러낸천여사는 자신이 이제 오사장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 천여사와 오사장은 호적상으로 부부가 아니었다. 천여사는 자신과 대복이 마치 정을 통하는 듯 오사장을 속여 질투심을 자극하고 결국 그의 마음을 돌려 정식으로 호적에 오른다. 신문에 중학교 입학제도를 폐지한다는 기사가 나고 천여사는 전망이 없어보이는 학교 사업을 포기하기로 한다. 하루 아침에 대복은 직장을 잃게 된 것이다. 천여사는 성공하여 많은 돈을 벌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고 떠난다. 너무나 쉽게 버림받은 대복은 허망하게 앉아 있다. 대복이 방으로 돌아오자 권선생은 은행에 있던 돈을 찾아오다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말란다.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 불법 과외로 벌어들인 돈이기 대문에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권선생은 몇년 전 대복이 치었던 사나이까지 데려와 그의 남은 재산인 땅과 만화가게를 빼앗는다. 한 순간에 거지가 되어버린 대복을 보고 학자와 야출은 미련없이 그의 곁을 떠나 버린다. 아내와 집을 그리워 하던 오봉도 아내의 사과전화를 받고는 뒤도 안돌아 보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이제 촌희와 대복만이 남았다. 촌희의 돈을 갚지 못하게 된것에 미안해하는 대복을 보고 촌희는 그저 그의 옆에 말없이 앉아 그의 튿어진 바지를 꿰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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