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천정완 ‘소’

clint 2016. 8. 19. 10:57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할 수 있는 노동에는 정해진 양이 있다. 인간은 그 정해진 양을 넘기면 소가 된다. 상주 터미널에 도착한 베짱이 막내,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이미 소가 되어버린 아버지와 반쯤 소가 되어버린 형이다...

는 한 사람이 일생에 할 수 있는 노동의 양을 넘어서면 소가 된다는 신선한 설정 아래 소가 돼버린 아버지를 우시장에 팔기 위해 모인 삼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에피소드.

 

 

 

 

 

천정완 작가는 를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1년 동안 키운 소를 팔아서 저에게 세뱃돈을 주셨다. 당시 이 소가 사실 사람이었는데 일을 많이 해서 소가 되었다고 말씀 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소의 삶이 인간과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를 집필할 당시 제가 원하지 않는 노동이 강요되는 시기이기도 해서 이런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두 사랑으로 이뤄져야 할 가족이 돈을 주고받는 상품으로 전락된 현실을 짧지만 강렬하게 담아낸다. 반은 사람, 반은 소의 형상을 한 얼핏 소의 모습을 리얼하게 무대로 불러낸 첫째 아들의 연기도 탁월했지만, 어둠 속에서 뒷모습만 내보인 채 간헐적으로 슬픈 소의 울음소리와 꼬리 흔들기를 보여준 아버지 역의 연기도 대단했다. 눈은 얼핏 소의 몸짓에 놀라고, 귀와 마음은 딱 소의 슬픔에 진저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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