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양차 여행을 떠나게된 페르난도와 촐레. 이들 둘이 도착한 곳은 그 어느누구도 있을것같지 않았던 오래된 호텔풍의 집.
단둘만이 이곳에서 낭만적인 휴가를 즐기고 돌아갈것을 생각하며 기뻐하던 찰나, 이곳을 지키고있는 철학박사가 나타난다. 그리고 자살의 집.에대해 설명해 나간다. 자살을 결심한 자들이 죽지않기위해 찾아오는곳. 그곳에는 온갖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중 유난히 독특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후안. 그는 살인충동을 참지못해 누군가를 죽일지 몰라 자살을 하려한다. 철학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던중 그가 왜 살인충동을 느끼게 되었는지가 밝혀지고 그 살인충동의 원인을 제공한 '페르난도'와 '촐레' 가 나타난다. 어색한 이들의 대화속에 후안만이 갖고있던 비밀들이 하나둘 드러나게되고, 그로인해 상황은 걷잡을수 없이 혼란스러워지게 된다. 과연 이들의 운명은?...

이 작품은 스페인 극작가 알레한드로 까소나 (Alejandro Casona, 1903-1965)가 1937년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선보였다. 그는 스페인 북부 아스뚜리아스 지방의 작은 시골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이로 인해 숲을 이루는 자연환경이 종종 그의 작품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부모님, 형제들 모두 교육가인 집안에서 그 또한 같은 길을 걸었으며, 어린이를 위한 극단으로 연극 활동을 시작했다. 교육과 연극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민중극, Teatro del pueblo>이라는 이동극단의 단장으로 지내면서 스페인 전통 고전극을 현대 일반 관객들이 재미있게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창작하여 지방마다 찾아다니며 공연했다. 1936년 스페인에 내전이 터졌고 그는 1937년부터 2년간 무대감독으로 중남미 순회공연을 다니다 아르헨티나에 정착하여 중남미를 배경으로 활발한 극작활동을 펼쳤다. 1962년에는 마드리드로 돌아와 스페인 연극무대에 다시 작품을 선보이다 1965년에 사망한다.
“봄에는 자살금지”는 아리엘 박사가 설립한 ‘자살의 집’이라는 기관에서 알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리엘 박사의 집안은 대대로 자살로 생을 마감 했으며 박사도 나이가 들어가며 이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자, 산이 있는 시골의 자연으로 가서 환경과 삶의 방식을 바꾸었다. 결국 그는 자살충동에서 벗어나 행복한 노년을 보냈고 죽기 전에 전 재산을 모아 이 기관을 설립한 것이다. 지금은 그의 제자인 로다 박사가 이 기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장소를 준비해 놓고 자살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얼핏 보면 이 기관은 자살을 하도록 도와주는 거 같지만 실은 자살을 시도해 볼 뿐, 실제로는 자연과 음악, 묵상 등을 통해 치유하고 삶에 대한 욕구를 느끼도록 하는 곳이다. 그리고 로다 박사에 의하면 이곳에는 자살을 망설이는 사람들만 오기 때문에 실제로 자살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진짜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오기 전에 벌써 어디서든 행하기 때문이다.

‘자살의 집’을 찾아 온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물질적인 이 세상이 싫어 식사도 제대로 안 하고 아름답게 죽고 싶어 하는 슬픈 귀부인, 은행의 말단직원이면서 오페라 여가수와의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다 자신의 초라함을 깨닫고 좌절한 청년인 상상연인, 배고프고 외로워하다 죽음만큼은 누군가와 같이 맞이하고 싶다는 마음과 다른 불행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기대로 이 기관을 찾은 알리시아, 피해의식과 열등의식에 빠져 형을 증오하는, 자기가 죽지 않으면 누군가를 죽일 것 같다는 후안, 전쟁으로 부인과 자식들을 잃고 절망하다 이곳을 찾은 안스, 인기가 떨어지자 스캔들을 만들려고 찾아 온 오페라 가수 코라,... 한편, 이 기관이 고속도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우연히 찾게 된 사람들도 있다. 촐레와 페르난도로 이들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며 휴가를 이용해 여행을 하던 중에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이 기관에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의 자살 시도를 통해 죽음을 가까이서 접해본다. 그리고는 죽음이 삶의 문제들에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깨달으며 살기 위한 힘을 얻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간다.
까소나는 삶의 다양한 굴곡 앞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자살의 집’이라는 비현실적 공간으로 초대하여 아름다운 거짓말과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거나 존재할 것 같은 사람들,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거나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비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이나 특이한 사건들과 맞물려 ‘자살’에 대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지만 까소나 특유의 부드러움과 유머, 인간애와 시적인 대사는 삭막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인간 내면의 상처의 회복과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는 작가의 바램을 느낄 수 있다.

'외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칼 스테른하임 '베이비 베이비' (1) | 2015.11.24 |
|---|---|
| 알레한드로 카소나 '새벽 부인' (1) | 2015.11.24 |
| 하비에르 비야우루띠야 '거짓말 같은' (1) | 2015.11.24 |
| 베르투치오 '그리고 당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는다는 큰 두려움' (1) | 2015.11.24 |
| 사무엘 베케트 '쓰러지는 모든 사람들' (1) | 2015.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