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문휘 '지경리 얘기'

clint 2015. 11. 16. 17:50

 

 

 

극단 에리자베스 56회공연작


해설
대전에서 논산을 거쳐 공주 쪽으로 15분 정도 흔들리면 상월면이 나오고 여기에서 천미정도 우측으로 들어서면 地境里(지경리) 란 마을이 있다. 마치 바둑판같은 전답과 하사금으로 구축한 뚝과 상수도 마치 농촌문화재의 극치를 조성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여기 새마을 지도자 양인식은 체험과 인내와 노력으로 오늘의 새마을 부락을 이룩한 지경리의 중추적 인물이다. 그와 나는 중학시대 반공의 체열에 섰던 친구로서 이번 이 작품을 쓰면서 사실은 얼마나 가슴에 매치는 것이 많은지 몇 번 붓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었다. 그의 부친은 치안대원이 도끼로 다리를 찍어서 총살했었고 그는 경지정리 때 삽자루 괭이자루의 세찰 속에 있기도 했었다 한다. 치안대세례 속에 있기도 했었다 한다. 그는 의지속에 살고 있다. 필자가 이 작품을 쓴다니까 大田까지 나와서 "자네가 쓰면 너무 잔인해" 라고 말하기에 나는 '새마을 지도자 양인식'보다 자네의 의지를 쓰는 거야" 하고 응수하기도 했었다. 대통령각하 하사금으로 강변 둑을 막아서 홍수를 방지했고 중학교 재단이사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그의 의지는 정말 값있게 사야한다 그를 잘 알면서도 두 달 반 만에 완성을 본 작품이다. 막이 오를 땐 공비토벌 나갔다가 밤새 응사했던 십대의 옛 얘기를 좌담하며 반생을 회상해 봐야겠다고 그의 산 기록이다. 이 작품은 꼭 지경리 마을에 가서도 공연해야겠다.

 

 

 


줄거리
계룡산이 병풍처럼 가리고 망월산 아래 논매 들판이 시작되는 지경리에 다시 당제 날이 찾아왔다.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기에 마을 사람들은 자꾸만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 인식이란 학생은 어려서 부터 어떻게 하면 마을이 잘 살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6.25 사변을 만나 불행하게도 아버지를 놈들에게 학살당하고 본연히 반공의 대열에서 잘 사는 마을을 만들어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한다. 마을에 가난을 몰아내기 위해선 우선 마을 어린이들을 가르쳐야한다고 중학교를 맨손으로 설립하는가 하면 마을에 상수도를, 돌담을, 그리고 지붕개량을 서두른다. 그리고 질병을 없애기 위해서 공동으로 위생시설을 만들었고 끝내는 경지정리까지 하고야 만다. 남의 땅을 자기 마음대로 정리한다 해서 일부 마을 사람들의 오해도 샀었으나 납득과 이해로 끝내 끝내고 양어장에 양어를 뽕나무단지에 부녀자를 취역시키고 홍수를 막기 위해 하사금으로 둑을 쌓았고 가마니공장을 가동시킴으로서 부자마을을 이룩하겠다고 소득증대에 앞장선다. 그는 말한다. "나의 봉사는 아버지가 불을 질러주었고 아내가 동반자가 되어줬고 마을 사람들이 가족처럼 움직여 줬다고" 또한 그는 자기의 명예를 마을의 명예로 돌리면서 오늘도 작업장으로 나간다. "하면 됩니다. 그러나 무엇을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 또한 무엇으로 가난을 벗어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남 보다 앞서가는 사람이 되느냐? 마을이 앞서가야 하느냐? 하는 것이 숙제였습니다." 하고 말한다. 산은 푸르게 전답엔 항시 천연수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생활은 검소하게 해서 후손들에게 다시는 무지와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는 신념을 오늘도 마을 사람들에게 가르친다. 바둑판같은 전답에서 농부가가 들려온다. 그는 가마니공장으로 들어가서 마을에 얼마나 소득이 올랐는가 하고 수음이 가득해 주름진 얼굴을 거울에 비치면서 말이다. 그리고 혼자 말해본다 "여러분 지경리를 한번 찾아오세요,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직 배우고 싶습니다." 하는 겸손엔 인간 양인식 의 외침엔 그의 묵묵한 심념이 깃들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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