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극단 에저또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들꽃에서 1980년 웍크샵공연됨 (김원일, 권준일 출연)
김용락의 초기 작품으로 희극적으로 상황을 풀어가며 현실 풍자와 아이러니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구성상으로 볼때에도 흠잡을 때가 없는 작품이라 하겠다. 김용락의 단막극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두 사람이 자살에 수없이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한 고목나무에 이르러 서로 먼저 죽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실패하고, 자기들은 신이 되었다고 호언하는 아이러니가 희화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들의 이성적인 것 같으면서도 어리숙한 모습은 김용락의 역설적 궤변의 미학을 증명해 준다. 첫째 이들의 자살 충동 밑에는 실업자로서의 비애와 자학이 깔려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둘째 죽음 제재가 종전에는 비극적인 것이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죽음이 오히려 희화화되고 있다. 셋째 이들의 자살 충동은 희화성과 심각성을 동반하고 있다. 죽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이면에는 죽음과 같은 극한 상황에 처한 현실의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아이러니적 구조는 서로 상반된 세계가 나타나서 리얼리티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무게 있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현실에서 유추된 또다른 세계를 창조해 낸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김용락 희곡의 소피스티케이션 드라마적 특질을 암시하기도 한다.

작가의 글
이 작품은 시추에이션 드라마로 오래 앓던 리얼리즘에서의 탈피를 시도해 본 작품이다. 배우들은 관객 속에 묻히기도 하고 관객을 무대로 끌어 들이는가 하면 오히려 배우들은 관객을 바라보며 즐기기도 한다. 생존경쟁이 아니라 死存 경쟁을 하는 두 사나이의 익살과 재치 속에서 더욱 인간 환경의 의미를 느끼도록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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