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부스 타킹턴 '미녀과 자코뱅'

clint 2026. 7. 14. 11:04

 

 

때는 프랑스 혁명이 최고조에 달한 1793년 공포정치 시기다. 귀족 신분인 루이와 그의
누나 안느는 혁명정부의 단두대를 피해 영국으로 망명하고자 볼로뉴의 한 은신처에
숨어 있다. 그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허름한 옷을 입고 변장한 채, 위조된 통행증을
가지고 배를 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위험한 여정에는 빼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충동적이고 이상주의적인 귀족여성 엘로이즈가 동행하고 있다. 엘로이즈는 혁명 사상에
호기심을 품고 자코뱅파(혁명급진파) 인물들과 교류했던 전적이 있다. 그녀는 자신이 
혁명의 가치를 이해한다고 믿으며 위험을 과소평가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귀족이라는 
신분자체가 이미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정체와 위조서류가 혁명정부에
탐지된다.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국민공회 보안위원회 소속의 냉혹, 영리한 특별수사관 
발생(Valsin)이 무장 군인들을 이끌고 다락방 건물을 포위한다. 발생은 다락방 문을 열고
들어와 고압적으로 그들을 압박한다. 그는 루이와 안느의 어설픈 변장과 위조서류의
모순점을 단숨에 간파하며 그들을 조롱한다. 당장이라도 체포되어 단두대로 끌려갈 
절대적인 절망의 순간, 엘로이즈가 등장한다. 발생의 1대1 대치로 전환된다. 
엘로이즈는 자신의 미모와 화술, 그리고 과거 혁명가들과 나눴던 사상적 교감을 무기로
발생을 설득하고 유혹을 시도한다. 반면 발생은 혁명이라는 대의와 법 집행의 엄격함을 
내세우며 그녀의 속임수를 비웃는다. 이 과정에서 둘은 계급의 차이, 혁명의 본질, 인간의 
생존 본능을 두고 날카로운 설전을 벌인다. 반전은 발생의 내면에서 일어난다. 발생은 
차갑고 잔인한 혁명의 집행관처럼 보였지만, 엘로이즈의 당당한 태도와 인물들이 가진 
인간적인 갈망, 그리고 '아름다움'이 지닌 순수한 힘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또한 발생 역시 혁명정부 내부의 끝없는 숙청과 광기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발생은 
이들을 체포하는 대신,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위험한 결정을 내린다. 그는 루이 일행의 
위조서류를 묵인해주고, 군인들의 눈을 돌려 그들이 무사히 영국행 배를 타고 탈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혁명의 칼날을 쥔 자코뱅 요원이 결국 인간성과 아름다움 앞에 
무릎을 꿇으며 극은 긴장감 넘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미녀과 자코뱅>(Beauty and the Jacobin)은 미국의 유명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부스 타킹턴(Booth Tarkington)이 1912년에 발표한 역사극이다. 프랑스 혁명기의
공포정치 시대를 배경으로 삼아 긴장감 넘치는 인간 드라마와 로맨스를 그려냈다.
혁명의 단두대를 피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귀족의 품위를 버려야 하는 인간의 처절한
생존 투쟁을 보여준다. 계급적 적대감과 가치관의 차이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적인
감정과 딜레마를 다룬다. 격동의 역사적 순간 속에서 인물들이 마주하는 배신, 희생,
그리고 자유를 향한 갈망을 날카로운 대사로 풀어낸다

 



작가 부스 타킹턴

대부분의 작품 주제를 동시대 미국 생활에서 찾았으며 이를 감상적이지 않고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다루었다. 그러나 <미녀와 자코뱅>은 그의 작품 중 현대 미국을 버리고 18세기 상황을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예외적이다. <미녀와 자코뱅>은 "아름답고 예쁜 것들"에서 벗어난 분위기를 보여준다. 글의 질감에 새로운 특성이 드러난다. 줄거리는 등장인물의 개성에서 직접 비롯되며, 작품 전개는 필연적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표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등장인물의 내면을 탐구하려는 최초의 의식적이고 단호하며 일관된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중편 희곡 전체는 재치로 가득 차 있으며, 섬세하고 때로는 화려하며, 다소 어두운 배경과 대비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