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안차의 한 빌라를 배경으로 극이 시작된다.
파올로는 얼마 전 자살한 사촌동생 루치아노의 유품(지갑) 속에서
자신의 아내인 안나에게 보낸 편지들을 발견한다.
편지를 통해 루치아노가 안나를 열렬히 사랑했으며, 안나가 그를 거부하자
절망하여 자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파올로는 처음에는 아내가 유혹을 물리치고
정절을 지켰다고 생각해 안심하지만, 점차 안나가 왜 이 사실을 자신에게 숨겼는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파올로의 집요한 추궁과 질투에 지친 안나는 마침내 숨겨둔
진실을 폭로한다. 그녀는 루치아노를 깊이 사랑했으나, 오직 아내로서의 도덕적
의무감 때문에 그를 밀어냈던 것이다. 루치아노의 자살로 안나는 이미 엄청난
죄책감과 고통을 겪고 있었다. 안나는 자신을 불신하고 영혼의 영역까지 통제하려
든 남편 파올로에게 "당신이 내 영혼의 문을 억지로 열어젖혔지만, 그 안에는 이제
당신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요." 라고 선언한다.
분노한 파올로는 그녀를 쫓아내고,
뒤늦게 떠나는 그녀를 붙잡아보지만 안나는 영영 떠난다.

이 <영혼의 권리>(I Diritti dell'Anima) 이탈리아의 유명한 극작가이자 극본가인
주세페 지아코사(Giuseppe Giacosa)**가 집필하여 1894년 2월 26일 베로나에서
초연된 단막의 심리 드라마이다. 헨릭 입센의 영향을 받아 당대 부르주아 가정의
도덕성과 결혼생활의 위기, 인간 내면의 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작품의 제목인 '영혼의 권리'가 뜻하듯, 결혼이나 사회적 규범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내면적 감정과 생각까지 완벽하게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한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부르주아 가정이 '도덕적 의무'와 '진정한 사랑' 사이의 괴리로
인해 어떻게 붕괴하는지 보여준다. 사회적 평판과 표면적인 정절에만 집착하다가 정작
가장 중요한 아내의 마음과 영혼을 잃어버리는 남성 중심적 시각을 비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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