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에 뒤떨어진 이성룡(이소룡+성룡)의 연기스타일은 첨단영상문화에 점점 밀려나게 되고 디지털을 이해하라는 영화감독의 충고에 따라 디지털학원에 등록하게 되지만 결국 이성룡은 끝까지 자신의 리얼한 액션세계만을 고집하다가 결국 스턴트의 한 장면에서 사라지게 된다. 실체와 가상이라는 상황속에서 현재 우리 문명이 지향하고 있는 것은 가상이라는 현실이다. 이것은 과거 실체가 현실이었던 시절의 모든것을 부정하고 자신(가상)을 따르지 않는 모든 존재에 대하여 의미를 박탈해나간다. 그래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가상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안터넷과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가상현실은 사실 오래된 문명이 아니다. 기껏해봐야 4-5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문명은 수천년을 이끌어 오던 종이문명을 바꾸고 있다.
이 극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80년대 엘빈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이 미래사회를 예견하며 했던 모든 말들이 이제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간유전자 복제에 대한 논의도 어쩌면 가까운 시기안에 우리의 현실이 되지 않을는지. 우리는 어쩌면 정말로 무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디지털세대를 따라가려는 이성룡의 노력과 딸 골뱅이의 뒤늦은 사랑도 저버려가며 결국 이성룡을 스턴트의 한 장면에서 죽어버린다. 그 죽음 뒤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첨단 디지털만이 최선인 것인지
우리는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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