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4623

윤대성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2011. 9)는 여학생 때 '양띠 3인방'(현재 67세)으로 단짝이었던 여인들의 현실을 그린 작품이다. 치매 남편의 간병을 하고 있는 옥란, 연하의 시인 한식과 연정을 불태우는 재분, 그리고 10년 전에 남편을 잃고 외롭게 지내고 있는 혜숙이 그들이다. 오랜 결혼 생활을 통해서 이들이 발견한 것은 부부가 서로 상대방의 개성과 인격을 해주는 헌신적인 사랑의 소중한 가치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들이 되돌아 본 지난날의 부부생활은 한 마디로 ‘결손 부부'이고 '남편의 성적 만족을 위한 대리 역할'이었다. 옥란은 평생 완고한 남편의 뒷바라지 하다가 지금은 간병인으로 역할이 바뀌었을 뿐이다. 그녀는 '도대체 내 인생은 뭐야?'라고 자탄한다. 과수원을 하던 재분의 남편은 아내가 연하의 남..

한국희곡 2015.11.04

윤대성 '베트남 신부'

'베트남 신부'는 베트남에서 강원도 신골로 시집온 여자, 투이엔의 수난사를 그린 작품이다. 이른바 다문화 가족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애를 추구했다. 투이엔의 남편은 병약하고 학력이 없는 청년으로 등장한다. 신붓감을 구할 수 없어 교회를 통해 결혼한 여자가 그녀인데, 다행히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총기어린 여인이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영어교사를 하며 외롭게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찬호는 무모한 사업으로 계속 실패하고 첫사랑의 여성에게 속아 사기까지 당한다. 성격 이상이 된 그는 아내, 자식마저 무시한다. 그의 병약함은 월남에 파병되었던 아버지의 고엽제 후유증으로 판명된다. 아들을 구제하려는 마지막 노력마저 실패하고 결국 부자는 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작품의 중간 중간에 아버지의 파병 생활이 병행된다. ..

한국희곡 2015.11.04

신봉승 '이동인의 나라'

척화와 개화의 대립을 선악의 문제로 살펴 단죄할 수는 없다. 인조반정 이후의 조선 후기 사상사가 그 부딪힘 아래로 녹아 흐르기 때문이다. 청나라를 인정하지 않는 북벌과 소중화의 사유는 300년 가까이 정치권력의 중심에 서있었고, 청나라의 실체를 인정한 실학파의 고민과 슬픔은 남도의 아름다운 해안과 섬을 맴돌았다. 주변에 머무르던 개화파가 단숨에 중심으로 치고 올라왔던 갑신정변은 조선후기 사상사의 구도를 뒤엎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열혈청년 김옥균과 박영효에게 혁명의 기운을 불어넣은 장본인, 그가 바로 개화 승 이동인이다. 외세의 침략을 경계하면서도 외세를 통해 국력을 키워야만 했던 개화파의 이율배반적인 태도에 대한 평가는 지금까지도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작가는 이동인의 삶을 통해 개화기 지식인이 ..

한국희곡 2015.11.02

신봉승 '달빛과 피아노'

정신과 병동을 배경으로 혹독한 군사 정권 시절을 통과해 온 지식인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투시한 작품이다. 작가의 글 1945년 8월 15일, 지옥과도 같았던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났을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짜리 13세의 소년이었다. 동족상잔의 처참한 소용돌이였던 6. 25의 참상은 고등학교 2학년 때에 경험하였고, 4. 19의 감격은 대학교 졸업반이었을 때 누렸다. 그리고 5. 16 군사 쿠데타는 초등학교 교사시절에 겪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이른바 군사정권 30년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전업 작가의 처지라 원고지 칸을 메우면서 살았는데, 다정했던 친구들이 보안사나 중앙정보부에 잡혀가 죽도록 매를 맞고 반병신이 되어 풀려나는 참담함을 지켜보면서도 그들의 힘이 되어 주지를 못한 것이 늘 아쉽..

한국희곡 2015.11.02

이기호 '그림자의 꿈'

'바리데기'를 아는가? 공주로 태어났지만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기구한 운명을 가진 고대 신화 속의 인물. 그녀가 21세기 서울 한복판에서 부활한다.은 고대 신화 속의 인물인 '바리데기' 설화를 현대 모습과 접목시켜 만든 작품이다. 오귀 대왕의 일곱째 공주로 부모의 버림을 받았으나. 부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7곳의 지옥을 순례하면서 약을 구한다는 효녀 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연극. 여기서 그녀가 가장 먼저 도착한 지옥은 21세기 서울의 한복판 교차로이다. 고대 신화 속에 살고 있는 '바리데기' 눈에 도시는 메케한 공기에 빡빡한 고층 건물, 광폭한 차 그리고 무심한 얼굴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삭막한 지옥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신호등, 쓰레기통 모양의 도깨비들이 그녀의 혼을 쏙 빼놓는다. 그러던 중 그..

한국희곡 2015.11.01

이윤택 '삼각파도'

삼각파도는 1980년 1월 삼성문예상 당선작 없는 우수작으로 입상하여 1983년 제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구 극단에 의해 공연됨 심사평 희곡부문에서 당선작 없는 우수작으로 선정된의 작자 이윤택은 부산일보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기자다. 경남고와 서울연극학교(중퇴)를 거쳐 방송통신대학을 나온 그는 원래 시를 쓰다가 “발성법을 못 갖춘 채 연극을 하던 부끄러운 기억을 지우기 위해 희곡을 썼다”고 밝힌다. 전 3막 5장의는 항해 중인 이민선을 무대로 갖가지 사연을 지니고 조국을 둥지는 사람들의 충돌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퇴역 대령, 교수, 상인, 목사, 영농이민, 간호원, 여자가수, 전직 시인 등 각 계층의 인물들이 부딪쳐 만들어내는 한 상황을 통해 '조국’이란 단어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시인 박남수 씨의..

한국희곡 2015.11.01

김숙종 '템프파일'

우리의 뇌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정보를 받아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버려버린다. 하지만, 그 잊혀진 기억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릴 수 있다. 진실은 오직 하나! 가족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자와 자식을 살리기 위해 진실을 은폐할 수밖에 없는 두 인간의 싸움. 그들의 싸움은 지금, 이곳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심리드라마 기억상실증 환자로 위장한 범죄자와 그 진실을 파악하려는 형사들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드라마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재계서열 10위 하나그룹 회장의 실종 및 살인사건 발생. 하나그룹 회장의 사채는 코에 구멍이 뚫려있었고 목에 북이 매어있어서 마치 조리돌림을 당한 듯 처참한 상태로 시청 앞 광장..

한국희곡 2015.11.01

이강백 '오, 맙소사'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탐욕으로 얼룩진 현대사회의 피폐함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정말 우리 앞에 종말이 다가온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 작품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그 가치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등 한번쯤은 생각해본 상상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지구의 종말이란 무겁고 어두운 소재를 코믹 적이고 회화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호수에 물이 없어졌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 호수에 물이 없어짐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인공 가족.. 호수에 물이 없어짐과 함께 그들은 모두 꿈을 꾼다.. 아버지는 종말을.. 어머니는 집 나간 딸의 귀향을.. 형은 죽은 첫사랑의 환생을..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현..

한국희곡 2015.11.01

이강백 '배우 우배'

배우 박우배는 배역 자체에 너무 몰입하지 말 것을 강요하는 연출가와 맡은 인물에 완전히 몰입할 것을 훈련시키는 두 연출가 사이에서 고뇌한다. 사소한 싸움으로 감옥까지 간 우배 씨가 그곳에서 특수절도범 제갈조를 만나면서 자신을 회복하게 되는 이야기. 이 극에는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 나온다. 혼란스런 박우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남장여인술집 가수와 오직 사람들의 과거에 관한 자료만을 훔쳐 수집하는 제갈조. 박우배는 특수사기전과가 있는 제갈조와 같이 오래전 행방불명된 재벌 외아들 송준오 역을 맡아 결국 완벽하게 수행하여 그가 송준오라고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재벌의 아들로 부를 물려받을 즈음 다 물리치고 다시 배우로 돌아온다. 어느 날 “나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극심한 자기 정체성에 대한 회의와 상실감에 빠져 ..

한국희곡 2015.11.01

김명환 '동화씨 커피 좋아하세요?'

결혼정보회사의 즉 오작교의 까마귀와 30세의 동화작가 아가씨(그래서 동화씨 커피 좋아하세요? 인 듯)인 황금어와의 이야기...그런데 뜬금없이 말년에 같이 있는 한 쌍의 노년부부... 노부부와 젊은 남녀의 사랑해 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노인 부부의 젊은 시절 옛 과거 속의 이야기같이 느껴진다. “사람들이 참 많네요.… 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잘 짜여진 대본의 조연들 같아요..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이 연극의 젊은 주인공은 결혼정보회사 매니저 까마귀 군과 커피 향을 더 좋아하는 동화작가 황금어 양. 커플매니저 까마귀와 노처녀가 된 동화씨는... 한때 좋아했던 사이였었고 그러다가 노총각 처녀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러나 둘이 자주 만나면서 다시 정이 들고 좋아하게 되지만... 마지막..

한국희곡 201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