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신봉승 '달빛과 피아노'

clint 2015. 11. 2. 18:40

 

 

정신과 병동을 배경으로 혹독한 군사 정권 시절을 통과해 온 지식인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투시한 작품이다.

 

작가의 글
1945년 8월 15일, 지옥과도 같았던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났을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짜리 13세의 소년이었다. 동족상잔의 처참한 소용돌이였던 6. 25의 참상은 고등학교 2학년 때에 경험하였고, 4. 19의 감격은 대학교 졸업반이었을 때 누렸다. 그리고 5. 16 군사 쿠데타는 초등학교 교사시절에 겪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이른바 군사정권 30년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전업 작가의 처지라 원고지 칸을 메우면서 살았는데, 다정했던 친구들이 보안사나 중앙정보부에 잡혀가 죽도록 매를 맞고 반병신이 되어 풀려나는 참담함을 지켜보면서도 그들의 힘이 되어 주지를 못한 것이 늘 아쉽고 미안했었다. 김영삼 정부를 거치고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군사정부 때 고문에 시달리는 친구들이 조금은 대우를 받으면서 사는 것을 보고 세월의 무상함과 역사의 준엄함을 함께 실감하였다. 노무현 정부의 기둥이 된 이른바 386세대의 주축은 민주화 세력의 핵심이라고들 하지만, 국민들로부터 능력의 검증을 받을 기회를 갖지를 못한 채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 차례 위기감을 느끼곤 하였던 것은 내가 역사의 강줄기에 깊이 빠져들었기 때문일 것이 분명하다.
일제 36년이라는 세월이 몸서리치게 길게 느껴지는 것은 그 안에서 빚어진 여러 사단들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들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군사정부 30년, 이름뿐인 문민정부 15년 동안의 우여곡절은 일제의 식민지시대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았다. 역사인식이 부족하거나 국가정체성이 흔들리게 되면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만고의 진리나 다름이 없다.
희곡 '달빛과 피아노'의 시간적인 설정은 얼핏 현대물로 인식되기 쉽지만, 나로서는 엄연한 역사적인 사실을 뒤돌아 본 작품이 된다. 우리가 살아온 작금의 세월도 역사의 한 편린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신봉승은 1980년대 만 8년 동안 MBC TV를 통해 방영된 대하사극 ‘조선왕조 500년’을 비롯하여, ‘왕조의 세월’ ‘한명회’ 등 숱한 히트작을 발표하며 역사드라마의 현장을 지켜온 한국의 대표 극작가.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온 그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작품으로 대중에게 역사의식을 불어넣어 왔다. 1933년 강릉 출생으로 강릉사범,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대문학」에 시·문학평론을 추천받아 문단에 나왔다. 한양대·동국대·경희대 강사,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회장, 대종상·청룡상 심사위원장, 공연윤리위원회 부위원장, 1999년 강원국제관광EXPO 총감독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추계영상문예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방송대상, 대종상, 청룡상, 아시아영화제 각본상, 한국 펜 문학상, 서울시문화상, 위암 장지연 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하였고,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저서로는 『대하소설 조선왕조 5백년』(전 48권), 『난세의 칼』(전 5권), 『이동인의 나라』(전 3권) 『소설 1905』(전 2권)등의 역사소설과 역사에세이 『양식과 오만』, 『신봉승의 조선사 나들이』, 『역사 그리고 도전』(전 3권), 『직언』, 『국보가 된 조선 막사발』, 『일본을 답하다』 등과 시집 『초당동 소나무 떼』, 『초당동 아라리』외 『TV드라마, 시나리오창작의 길라잡이』, 『국가란 무엇인가』 『청사초롱 불 밝히고』등 다수가 있다.
1933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관심을 보이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훌륭한 스승들을 만나며 문학적 역량을 꽃피우게 된다. 대학 시절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당선과 함께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수많은 극본을 집필,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번역해 가면서 역사 공부에 매달린 끝에 장장 9년 동안 드라마 <조선왕조 5백년>을 집필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사극 드라마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역사를 다루는 작가는 시대정신과 사상을 담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인이자 역사소설가, 드라마 및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오면서 자기가 가진 지식이 사회에 보탬이 되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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