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윤택 '삼각파도'

clint 2015. 11. 1. 11:40

 

 

 

 

 

삼각파도는 1980년 1월 삼성문예상 당선작 없는 우수작으로 입상하여 1983년 제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구 극단에 의해 공연됨


심사평
희곡부문에서 당선작 없는 우수작으로 선정된<삼각파도>의 작자 이윤택은 부산일보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기자다. 경남고와 서울연극학교(중퇴)를 거쳐 방송통신대학을 나온 그는 원래 시를 쓰다가 “발성법을 못 갖춘 채 연극을 하던 부끄러운 기억을 지우기 위해 희곡을 썼다”고 밝힌다. 전 3막 5장의<삼각파도>는 항해 중인 이민선을 무대로 갖가지 사연을 지니고
조국을 둥지는 사람들의 충돌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퇴역 대령, 교수, 상인, 목사, 영농이민, 간호원, 여자가수, 전직 시인 등 각 계층의 인물들이 부딪쳐 만들어내는 한 상황을 통해 '조국’이란 단어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시인 박남수 씨의 이민과 가끔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는 이민 모리배들의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앞으로 계속 시와 희곡을 쓸 작정이고 언젠가는 한 편의 빛나는 시극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완성으로서가 아니라 '가능성'의 이름으로 선택된 것임을 자각, 꾸준히 정진하겠다는 이윤택의 각오다.
본선 심시에 올라온 작품은<삼각파도>(이윤택),<오! 태백산>(조성봉),<젊은 '베르테르'의 또 하나의 슬픔>(강필남),<무덤 속의 증오>(한동민),<얼>(한산), 그리고 〈배뱅이굿〉 (박소야) 등 6편이었다. 이 가운데<오! 태백산〉과〈얼〉은 민족혼을 일깨워주는 주제가 뚜렷했지만 극적인 구성에 흠이 있었고<젊은 '베르테르의 또 하나의 슬픔>과<무덤 속의 증오>는 한 부부,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인간의 내면적 갈등을 표출한 좋은 작품이었지만 그 표현이 평면적이고 설명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배뱅이굿〉은 그 재치 있는 대사며 오락적인 풍부한 요소에 호감이 갔지만, 민속 내지 전설을 우리 시대의 맞는 새 감각으로 다루지 못한 흠이 있었다.

 


<삼각파도>는 '브라질'로 향하는 배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무대는 브라질로 향하는 이민선 치차랭카호의 선실. 예비역 대령, 전직 대학교수, 사장, 목사, 시인, 가수, 간호원 등. 그들은 저마다 꿈을 안고 이민선에 탔다.
1막에서는 각자가 고국에 있을 때의 자기 직업을 소개하는데 시인을 제외한 모두는 소용없는 전직에 대한 자랑과 은근한 집착을 나타냄으로써 이들의 새로운 세계의 도전자라기 보다는 사회의 패자임을 드러낸다.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한 상황 속에 몰아넣어 그들의 과거와 꿈을 그리며 진실과 허위 사이를 왕래하는 인간상을 묘사한 수작이다 특히 그 많은 등장인물들의 성격 묘사를 짧은 전반 지면을 통해 나타낸 솜씨는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후반부에 엉뚱한 사건과 그 처리 과정이 상식적이며 '아마추어'적이다.
당선작으로 밀기에는 모자랐지만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우수작'으로 결정했다
삼성문화재단의 희곡모집은 신인을 상대로 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성작가들의 작품도 환영한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말이다. 앞으로 신인 기성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응모가 있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 이근삼)

 


 

 

벽에 그려진 移民船 - 이윤택 당선소감
단간 사글세방에 누워, 美國으로 이민간 시인 P 씨의 근황이 실린 新聞을 읽었다. 거의 전 생애를 이 땅에서 詩를 위해 살다 떠난 대 시인이 구멍가게 주인노릇을 해야 하는 이 時代的 현실을 어떻게 설명 할 것인가. 몇 편의 詩를 만지작거리다가 절망하고, 거리 곳곳에 도사린 사람들의 무의미한 적의에 대해 아파하고, 당장 1백 80만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나의 궁핍을 난처해하면서, 원고지 2백장이 넘는 분량을 일주일 만에 써야했다. 매일밤 엎드려 백지를 메워나가다가 글이 막힐 때면 벽을 바라보았다. 벽은 나의 상상력이 펼쳐내는 무대. 거기 벽속에 한권의 거대한 移民船을 띄워놓고 나의 상처받은 영혼도 승선시켰다. 원고지와 벽 사이를 오르내린 일주일간은 문학과 삶의 현장이 팽팽히 맞물려 싸운 긴장된 時問이었다. 나는 아직 몇 편의 詩를 만지작거리며 절망하고 있을 뿐, 戯曲이란 城域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한 편의 詩劇을 쓰고 싶지만, 나의 무지와 게으름으로는 그저 아연할 뿐이다. 이 작품도 너무 主題와 素材에 묶여 마음껏 언어를 풀어주지 못한 감이 적지 않다. 지나치게 정직한 사실주의, 계산된 구성이 劇의 감동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느꼈을 때, 이미 원고는 내 손을 떠나 있었다. 나에게 또 한 번 벽을 마주할 수 있는 時間이 오기를……. 그때는 좀 더 자유롭고 환상적 인 언어 가 솟아오르도록 밤을 밝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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