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남은혜 '달빛'

clint 2015. 10. 31. 21:36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부모에게, 남자친구에게,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정상으로 살기를 세뇌당한 여자는 자폐아 승현을 통해 자유를 갈망한다. 이 작품은 20C 작곡가들의 음악을 통해 여자의 심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당선소감  - 남은혜
저의 삶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는데 당선 전화 한 통화에 모든 것이 달라 보입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아, 이제 가슴에 걸리는 것 없이 숨이 잘 쉬어집니다. 하나님, 살아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이따금씩 꿈을 꾸는 것만 같습니다. 내 삶에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얼떨떨합니다. 그토록 바라던 일이지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누구보다 기뻐하시는 소중한 내 부모님, 그리고 가족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작품과 삶을 어떻게 들여다봐야 하는지 알려주신 김수미 선생님, 머리 숙여 감사합니다. 그리고 곁에서 제 꿈을 응원해 주신 모든 친구, 언니, 오빠, 동생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글을 배우러 다닐 수 있게 배려해 주신 직장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또 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사평
근 200편에 이르는 응모작 가운데 특별히 세 작품이 주목을 끌었다. 엄정숙 작 '포도의자', 조현주 작 '꽃배달 갑니다', 남은혜 작 '달빛' 등이다. '포도의자'는 구조가 강렬해서 인상적이었지만, 등장인물들의 동기 설정이 다소 진부하게 느껴졌다. 우리 두 심사위원은 '달빛'과 '꽃배달 갑니다'를 최종 후보로 놓고 오래 고심하였다. 서로 이견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 작품이 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달빛'은 자유를 갈구하는 두 모녀의 이야기다. 피아노 선생인 딸은 자폐아에게 피아노를 교습시키면서 오히려 자유를 배우고, 남편과 딸로부터 자유를 원하는 엄마는 끝내 편안한 화해를 거부한 채 자신의 독립을 지킨다. 이 희곡은 20세기 초반 작곡가들의 음악을 사용하여 극적 행동과 인물의 심리를 반영하는 독특한 형식을 실험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작가의 지식이나 경험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고 음악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장면들은 간결하고, 진실하고, 시적이다. 참으로 쿨한 작품이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진정한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을 과감하게 실험한 '달빛'이 신춘문예의 성격에 더 적합하다는 데 최종적으로 합의했지만, '꽃배달 갑니다'의 수월성을 상 주지 못함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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