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자신의 손으로 삶을 끝내기 위해 오른 곳에 같은 목적을 갖고 우연히 모이게 된 이들이 있다. 서로 다른 이유로 나타난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살이라는 흔한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에 있는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지금도 삶이 힘들어 차가운 바람이 부는 어둠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당장 우리들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가깝기 때문에 더욱 무뎌지고 의식하지 못한다. 그것을 다시 되새기게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당선소감 - 최우람
처음 연락을 받지 못 해 문자를 받았을 때 ‘본선을 통과했다’라는 정도의 이야기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통화 중 당선되었단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습니다. 상상했었던 일이 현실로 펼쳐진다는 것은 기쁘기도 했지만 멍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잠을 덜 깬 것 같았습니다. 일단 부족한 제 작품을 높이 평가해 주신 심사위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등학생 때 처음 펜을 잡기 시작했지만 도전에 대한 공포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계속 멈춰 섰었습니다. 결국 대학 자퇴까지 생각하면서도 ‘졸업만 하자’라며 우물 안에 가뒀던 저를 끌어 올려주신 ‘전성희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은 단순히 뭔가 이뤄낸 것만이 아니라 도전에 대한 용기를 갖게 된 아주 중요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하게 되더라도 먼저 두려워하여 포기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겠습니다.
[약력]
-1991년 1월 8일 서울 출생.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2015년 2월 졸업 예정

[심사평-임진택]
희곡작가 지망생들의 초기 단막희곡들을 보면 대체로 두 가지 경향이 나타난다. 하나는 희곡을 완성된 독자적인 문학의 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요, 다른 하나는 희곡은 연극을 공연하기 위한 대본으로 그 자체로는 미완성이며 궁극적으로 배우와 연출을 통해 완성된다고 보는 생각이다.
본선에 올라온 10편의 작품을 훑어보면서 이번 신춘문예 공모에 출품된 작품들 역시 대체로 이러한 두 가지 경향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경향 중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전자-독자적인 문학-의 경우 작품 자체로 완결성을 갖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터이며, 후자-연극을 위한 대본-의 경우 다양한 공연요소의 가능성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어야 마땅할 터이다. 그런데 독자적인 문학 성향의 경우 대체로 매우 관념적인 인물과 상황을 설정하고 있음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현실의 부조리나 존재의 모순을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모호성이라 할 수 있는데, 기실은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어서 ‘읽는 문학’으로서도 썩 다가오지 않았다. 그 중 현실 은유가 꽤 진솔하게 느껴진 작품이 ‘오르는 사람들’이었으나 당선작으로는 조금 미흡하였다.
고심 끝에 선정한 작품이 ‘비상구는 있다’이다. 늦은 밤 고층아파트 옥상에 자살하러 올라온 각 연령층 군상들과 경비원 사이에 벌어지는 이 에피소드는, 아직 잘 정리돼 있지는 않지만 우리네 희비극적 현실의 숱한 사연들을 좀 더 담아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 당선작으로 정하였다. 좋은 연출과 배우를 만나 이 작품이 보완되어 완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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