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송경화 '프라메이드'

clint 2015. 10. 31. 21:23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당선 소감 / 송경화


시대를 관통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극작을 배워 본 적 없는 제가 처음 완고한 희곡으로, 처음 투고해 본 신춘문예에 당선되다니 감개무량하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보아 왔던 대학로의 수많은 연극과 십 년간의 연극 작업이 최고의 극작 선생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름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저를 배우에서 연출로 그리고 작가로 등단하게 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해서 시대를 관통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극적 상상력과 무대 언어를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오태석 선생님과 극단 목화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5년간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무대 안과 밖을 지켜주 신 제 평생 둘도 없는 동료이자 친구이자 가족이신 낭만유랑단의 남정원, 염선화, 장은진, 김병철, 이하림, 김민정 그리고 이계구님께 사랑과 우정 전합니다. 또 낭만유랑단 상임 스태프 조명 박성희, 그래픽 남상혁 디자이너님, 더 잘돼서 늘 함께해 주시는 뜻에 꼭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인생의 길잡이이자 스승이신 무대 디자이너 최현주 교수님, 12년간의 변함없는 격려와 지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매의 눈으로 조언해 주신 다정다감한 백종민 남편님과 작품 쓸 때 뱃속에서 발길질하며 함께해 준 귀염둥이 딸 백시원, 기도해 주시는 시부모님 외 모든 가족 사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도 안 되는 연극 사서 고생 말고 때려치우라고 성화이신 어머니께 10년은 돼야 뭐가 된다며 호언장담했었는데 비로소 그 말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대하는 어머니 덕에 벼랑 끝에 있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홀로 긴 세월 길러 주신 어머니 은혜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짱짱 감사합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더 훌륭한 사람이 될게요. 하하하. 마지막으로,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1984년 서울출생 ▲서울예술대학 공연창작학부 연극전공 ▲극단목화 단원 ▲현 극단 낭만유랑단 대표·배우·연출

 

 

 

 

[심사평]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 설득력 있게 제시해
응모작 편수는 모두 206편, 올 한 해 이야기꾼들이 몸담고 있는 세계가 어이없는 사건사고들로 넘쳐났기 때문일까? 풍자극 틀을 취한 희곡들이 유독 많았다. 출구를 찾지 못하는 고립된 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도 꽤 있었다. 연극이 시대의 거울이라는 듯 폭력이 난무하고 복수로 치달으며 욕망은 막장을 모방한다. 이 가운데 고통의 근원을 들여다보려 하고, 우리 현재 모습들에 대한 성찰과 시선을 담아낸 작품을 우선 했다.
송경화의 ‘프라메이드(pla-maid)’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프라모델 도색작업으로 인생 반전을 꿈꾸는 젊은이와 우연히 배달된 인간형 로봇의 동거라는 단순한 설정을 통해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를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인간성을 마모시키는 현실을 위트 있게 거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일깨우려는 로봇의 끈질긴 시도가 여러 겹의 생각을 낳게 한다. 우리는 극적인 완성도 뿐 아니라, 동시대의 풍경을 압축적인 드라마로 형상화시킨 송경화의 ‘프라메이드(Pla-maid)’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관계의 변화와 발전을 담담하게 다루는 솜씨가 발군이고, 연출가, 배우 등 무대예술가 들과의 협업 방식에 따라 다른 맛, 다른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연극이 현실을 따라잡기 힘든 이 시대, 연극적인 진실을 탐사하는 작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장성희 , 고연옥 작가.)

 

 

 

 

 

서른일곱이 되도록 취업준비생인 오경성은 몇 년째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며 자발적 고립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유일한 낙은 프라모델 제작이지만 번번이 도색단계에서 실패한다. 어느 날, 자주 가는 프라모델 사이트의 우수고객 이벤트에 당첨되면서 인공지능 가정부 로봇,프라메이드(Pla-maid)가 배달된다. 각종 집안 일 뿐만 아니라, 스케줄, 건강관리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프라메이드그러나 경성은 일일이 간섭하는 그의 존재가 귀찮기만 하다새로 주문한 프라모델을 만들던 경성은또 다시 도색단계에서 실패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편의점에서 해고된다.

프라메이드는 괴로하던 그를 위해 프라모델을 완성하지만, 경성은 더 많은 프라모델을 만들어 고가에 판매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프라메이드의 배터리는 점점 방전되어가고 경성은 그를 대신해 집안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프라모델의 완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프라메이드가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꿈도 희망도 사치가 되는 시대, '나는 실패했습니까?'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연극 프라메이드
“일회용 소모품으로 전락한 인간의 노동력, 그리고 인공지능 로봇”  - 인간의 노동력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일회용 소모품으로 전락했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박탈당한 채, 인간성은 길을 잃었다. 인간이 인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는 이 때, 주인공 오경성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대척점에 있는 ‘공공의 적’인 인공지능 로봇,
프라메이드에게서 위로를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겪는다. 그러나 이 아이러니컬한 상황의 반복 속에서 오히려 경성은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데..
“나 안 해. 집안 일을 내가 왜 해, 밥을 내가 왜 차려먹어. 나 취직도 안하고, 평생 편의점 폐기음식 먹으면서 죽어갈거야.“ 
- 무엇이든 포기해야 살아갈 수 있는 시대. 방구석에 쳐박혀 냉소와 무관심으로 세상을 대하는 것만이 나를 지키는 일이 되어버린 오늘. 가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나’ 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절대 내 곁을 떠나지 않을 누군가가 있어, 몸과 마음을 마구 마구 부대낄 수 있다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프라메이드와의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 동거 생활을 통해, 오경성은 인간다운 삶과 인간성을 회복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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