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대성 '베트남 신부'

clint 2015. 11. 4. 18:19

 

 

 

 

 

'베트남 신부'는 베트남에서 강원도 신골로 시집온 여자, 투이엔의 수난사를 그린 작품이다. 이른바 다문화 가족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애를 추구했다. 투이엔의 남편은 병약하고 학력이 없는 청년으로 등장한다. 신붓감을 구할 수 없어 교회를 통해 결혼한 여자가 그녀인데, 다행히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총기어린 여인이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영어교사를 하며 외롭게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찬호는 무모한 사업으로 계속 실패하고 첫사랑의 여성에게 속아 사기까지 당한다. 성격 이상이 된 그는 아내, 자식마저 무시한다. 그의 병약함은 월남에 파병되었던 아버지의 고엽제 후유증으로 판명된다. 아들을 구제하려는 마지막 노력마저 실패하고 결국 부자는 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작품의 중간 중간에 아버지의 파병 생활이 병행된다. 부친은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미군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그때 곁을 지켰던 여인은 풍티란이었고,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터서 낳은 아이가 바로 투이엔으로 밝혀진다. 결국 젊은 부부는 모계가 다른 한 핏줄이었다. 월남을 철수할 때 부친은 풍티란을 대동할 수 없었다. 모두가 비극 속에서 대를 이은 소중한 존재들임이 밝혀진다.
투이엔은 며느리를 극진히 아껴주던 시아버지, 실제로는 친아버지를 잃었다. 그리고 애정 없이 잠시 살았던 남편마저 잃었다. 남은 것이라고는 자산을 지독히 구박했던 시어머니와 이이뿐이다. 마지막에 그녀는 베트남으로 돌아가지 않고 홀로 가정을 지키기로 함으로써, 베트남 여인의 강인한 미덕을 드러낸다. 교훈성이 짙은 다문화 가족 드라마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가족 구성은 단일 민족을 벗어나 다문화 가정을 이룬 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중국 연변의 조선족 신부의 유입으로 시작된 결혼은 이제 베트남, 파키스탄 등의 동남아 국가로 폭넓게 확장되었다. 그에 따른 문화와 환경의 차이로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다문화 가정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처방이 제시되고 각 분야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과 이해는 매우 상식적이고 표면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보다 근본적인 배경과 본질적인 원인을 분석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의 본질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 작품은 지금의 다문화 가정의 문제를 다루면서 그 본질에는 우리의 상처를 들추어내 진단하고 치료하여 진정한 치유를 추구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한다. 이 사회의 어른들 중 다수가 베트남 전쟁을 직접,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그들 중 일부는 고엽제 등으로 대를 물려 고통을 받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에서 목숨과 청춘을 걸고 싸우고 사랑했던 그들이 가슴 깊이 상처를 묻어두고 베트남의 딸들을 며느리로 맡고 있다. 전쟁터의 적에서 동지로 이제 가족으로 거듭 재회하는 이들의 운명적인 삶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랑에 대해 새로운 조명을 해 보고자 한다. 날로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이 진정한 ‘가족’으로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기원제 같은 역할을 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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