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여름, 경구와 연희는 새로 이사 온 전원주택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다.
각자 버리지 못하는 짐에 대해 말다툼을 벌이는 사이 연희의 동생, 연리가
팔목에 붕대를 감은 채 집에 찾아온다. 그보다 먼저 찾아온 낯선 손님이 있다,
아들 주원이 여행 중에 만난 친구 ‘진’. 진에게 연희는 친구의 엄마가 아닌 여자일 뿐이다.
태풍이 밀려오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가운데 연희에게 다가서는 진,
서서히 연희의 마음도 흔들린다.
다가오는 태풍만큼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노모.
연희는 암 선고를 받아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연리의 고백에 충격을 받는다.
슬퍼하는 연희의 마음속에 점점 파고드는 바람 같은 진. 느닷없이 닥친 태풍에
피난을 준비하는 가족들, 밤사이 어디론가 사라진 연리를 찾는 연희,
그사이 경구와 주원은 노모를 데리고 먼저 집을 떠난다.
동생을 찾지 못한 연희와 연희를 찾아 나선 진, 둘만이 남아있는 집.
진은 연희에게 어릴 적 죽은 자신의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희에게 태풍처럼 다가간다. 거부할 수 없이 진을 받아들이는 연희.
이때 떠난 줄 알았던 경구와 주원이 집에 들어와 그 광경을 목격한다.
강물에 다리가 끊기고 노모마저 정신을 잃자 어쩔 수 없이 돌아온 것.
경구와 연희가 노모를 데리고 병원을 가기위해 집을 나간 사이 주원은
진에 대한 감정이 우정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고백한다.
주원을 거부하는 진, 둘의 다툼 끝에 주원은 진을 죽이고...
태풍이 지나간 집. 책 한권만 가지고 집을 떠나는 경구.
삶의 끈을 놓아버린 주원과 연희에게 걸려온 전화....
그건 노모의 임종 연락이다...
2008년 제1회 동랑희곡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아들의 친구 때문에 벌어지는 격정적인 사건을 통해 어쩔 수 없이 해체 돼가는
현대가정을 차가울 정도로 냉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수의 등장인물과 절제된 무대 활용으로 연극 제작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의 장점이다.
김수미는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졸업하고, 한국 극작워크숍 8기 동인, 前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 前 한국희곡작가교육원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연극협회 정회원이다. 작품집으로는《4악장》(도서출판 연극과 인간)이 있다. 수상 및 주요경력 : 199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1999년 제1회 옥랑 희곡상 수상, 2000년 제19회 한국 희곡 신인 문학상, 2002년에는 한국연극협회선정 우수공연 ‘BEST 7’ 수상, 2004년 경기도 연극제 동상 수상,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05년 日本劇作家大會 심사위원상 수상, 2005년 제8회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2005년 마포구 (양화진 성지화 사업) 희곡공모 당선,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우수상 수상, 2008년 제1회 동랑 희곡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작가창작활동지원 선정, 2010년 제1회 명동예술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 2011년에는 제5회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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