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수학여행에 가고 싶지 않았던
고교 2학년 학생 2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학여행을 앞두고 살을 빼기로 결심한 두 학생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한 달에 체중 9㎏ 이상을 감량하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쓴 광고 현수막을 보고 같은 헬스클럽을 다닌다.
하지만 아이들은 수학여행에 가기 전까지 9㎏을 빼는 것에 실패하고,
자신의 몸을 미워하며 수학여행 길에 오른다.
공통점이 많은 두 아이였지만
여전히 친구가 되지 못하고 각자다.
배에서도 혼자였고, 과자를 먹을 때도
음료수를 마실 때도 혼자였다.
수학여행이 끝나고 돌아와
헬스클럽에서 만난 이후에야 둘은 친구가 되는데….
작가의 글 - 이오진
“9키로를 빼면 친구가 생길까. 오십팔키로"
중고등학교 때 친구가 없었다. 그 때는 소풍이나 수학여행이 싫었다. 옆에 같이 앉을 구가 없다는 건 슬픈 일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십여 년이 흘렀다 그 사이 친구도 생기고 좋아하는 일 찾았다. 힘들 때 도망 가는 법도 아픈 말을 흘려 보내는 법도 익히고 있다. 세상이 아주 나쁘지만은 않구나 하여 낙관도 하고, 그 때 두려워했던 것들을 조금씩 객관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저 먼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면 아이들은 그 안에서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과거의 상처를 보내주는 방법. 만약 영靈이 있어 극장에 와서 우리 공연을 본다면 두 아이 에게 방법을 배워갔으면 좋겠다. 대화를 하고, 조금씩 마음을 여는 방법을 어쩌면 나도 저렇게 누군가와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갔으면 좋겠다. [오십팔키로]는 자신이 뚱뚱해서 왕따를 당하는 거라고 생각 한 두 아이가 죽고나서도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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