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미국.
심리상담소를 개설한 한국인 미스터 킴은
아직 제대로 된 허가증도 수료증도 없다.
그곳에 갑자기 상담을 받고 싶다고 찾아온 암스트롱은 자신이
6.25전쟁때 생사의 갈림길에서 접신한 영혼이 있는데
그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며 굿을 청한다.
만신인 아버지의 신 대물림을 피하기 위해 여동생에게
신내림을 떠넘기고 미국으로 도피해 온 미스터 킴의 처지와
광화문 광장에 동상이 건립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이순신 장순의 혼 ‘친절한 고르스키씨’가 교차되면서
미스터 킴은 동생에게 물어가며 씻김굿을 준비하는데….
<친절한 고르스키씨>의 기하라 작가는 비범한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 달 착륙의 성과를 이룰 때,
또 다른 비범한 존재의 도움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상상에서
이 작품의 구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왕이 된다는 것은 “하늘의 도움이 ‘조금’ 필요한 것”이라던
어느 사극의 대사처럼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가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삶을 동경한다.
하지만 외로움에 무너질 때, 무언가 확신이 필요할 때,
막막한 미래로 나가야 할 때 우리는 기댈 수 있는 조력자를 원한다.
작가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인간 닐 암스트롱의 고독과 두려움을
이순신이라는 지구 반대편의 과거 영웅과 가업을 버리고 도망친
미스터 킴을 연결하여 동서고금을 횡단하는 과감한 재치를 선보인다.
인류 최초 달 착륙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6. 25전쟁에 참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세계사에 터닝포인트가 된 달착륙과 6. 25전쟁
그리고 한국사의 영원한 영웅 이순신 장군. 얽히고설킨 그들의 이야기 속에
집에 가지 못하는 미스터 킴이 함께 하면서
진정한 사과와 구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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