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타악기를 위한 변주곡 전4막,
극단 산울림 제8회 공연작품 연출 임영웅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소통 부재와 현대인들의 소외감을 극복하려하는
행위가 이웃을 제물로 삼아 퇴화된 원시충동을 표출하려는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된 작품이다..
부제 타악기를 위한 변주곡 으로 붙여진 이 작품은 한 아파트에
살인마로 소문이 난 한 위층 남자와 이웃 어린아이의 행방불명이라는
상황이 겹쳐져 아파트내의 여인네들이 경비와 더불어 위층남자의 집을
급습하게 되는데... 호기심과 동정심에 휩쓸려 한 평범한 주민이 거의
살인마에 유괴범, 강간범으로 매도 된다.
결국 실험용 쥐 같이 피해를 보게되는 위층 남자..
그리고 행불된 아이는 부모의 간섭에 절도와 가출이라는 반항에서
일탈 한것으로 나타나고..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아파트에는
잘 생긴 남자 귀신이 여자를 노린다는 소문이 돌게 된다..
작가의 글 - 최인호
사실 겁난다. 희곡이 글로 쓰여지는 문학의 가장 근원적인 예술임을 알고 있으면서 나는 객기와 재치라는 눈으로 어려운 희곡을 상대한 것이 아닌가 겁이 난다. 그러나 나는 섰다. 앞으로도 희곡은 계속 쓸 것이다. 희곡을 쓰면서 나는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차가우며 준멸하며, 무서운 것인가를 알았다. 희곡은 소설과 달라서 관객과의 정면승부이다. 희곡은 오직 행동으로 설명 되어질 뿐이다. 소설은 독자의 상상력을 유발 시켜주면 되지만 희곡은 우리를 객관화시킨 인성 그 자체가 재현된다. 나는 희곡을 사랑하며 무대를 사랑한다. 말과 말이 이어져서 감정을 이루고 감정이 이어져서 생(生)을 창조하는 무대에의 정열은 소설을 쓰면서도 자주 꿈틀거렸다. 대학교에 서투른 대학극에 참여하면서 나는 나의 한때의 연극 참여가 내 창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음을 인정한다. 소설을 쓸땐 머리속에 무대가 그려져 보인다. 때로는 늦게 때론 빠르게 걸으며, 뛰며 회전하며 한숨 쉬는 무대의 행동들이 소설을 쓸 때까지도 내 머릿속에서 재현되어 버린다. 무대가 오르지 않으면 나는 소설을 쓸 수가 없었다. 연극에서 흔히 창조되는 주인공들의 버릇 몸짓 따위가 거부되면 나는 소설의 주인공 리얼하게 묘사할 수 없었다. 이에 희곡을 쓰면서 희곡이 과연 무서운 예술을 알았다. 희곡은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무대에는 단지 진실뿐이다. 나의 이 어려운 작업을 공연해 주신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연출과 모든 스텝 캐스트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들이 내게 인생을 배우게 해 주셨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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