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만의 폭설이 내렸다는 그 날. 바로 이 첫차와 첫차 속의 사람들이 실종되었습니다."
100년만의 폭설이 내린 2014년 3월 4일. 해성시의 농촌마을인 선동에서 출발하는 303번 버스가 실종되었다. 이 이야기는 그 후 3년이 지난 2017년 누군가의 출상 날에 모인 사람들이 3년 전 일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실종된 버스는 어떠한 CCTV에도 찍히지 않았고 버스 안에 누가 탔는지를 알 수가 없다. 다음날까지도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걱정하며 버스정류장으로 모인 가족들은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게 되는데.....
작가의 글
우리에게 첫차의 의미는 무엇일까? 새벽에 첫차를 타본 사람은 첫차를 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부지런을 떨어서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청소용역이거나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나는 가끔 첫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유대감이 있다는 걸 종종 발견하곤 하였다. 늘 타던 누군가가 타지 않으면 궁금해 하고 개인적인 일까지도 흉허물 없이 털어놓는 것을 보고는 놀란 적이 많다. 나는 첫차를 탄 사람들의 시련을 통해 시련을 극복해가는 어른들의 노련함과 따뜻함을 보여주고 싶다. 그들이 진정한 이 시대의 영웅임을 말하고 싶다. 첫차와 인생은 많이 닮아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김미정
극작가. 대전 토박이로 살고 있다. 대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을 다녔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블랙홀」로 등단한 후 공연 작품으로 <유실물> <꽃잎> <모딜리아니 특별전> <백석과 국수> <달정이와 버들이>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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