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철 '비풍초똥팔삶'

clint 2018. 4. 16. 17:53

 

 

 

"비풍초똥팔삶"은 고스톱 판에서 마땅히 버릴 것이 없을 필요없는 순서를 일컫는다. 이는 곧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 밑 에 사람없다는 말의 모순을 드러내는 우리시대의 삶을 제시하고자 하는 우화이 며 넌센스이다. "비풍초똥팔삶"은 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삶 그리고 가치기준의 일방통행을 드러내고 있다. 도시재개발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김대호)이 똥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게 되면서 그에대한 치료과정에서 중심부 도시빈민의 의료보호 및 환경실태가 드러나게 되고 노점상을 하는 그의 아내가 노점철거에 의해 밀려나면서 대형유통업체를 위한 재래시장의 붕괴를 그리고 노부부와 함께 거주하는 젊은 부부를 통해 노동현장의 산재실태, 파출부를 통한 빈 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차례로 드러나게 된다. 스스로 의지와 부관하게 국가 정책에 의해 삶을 영위해온 중심부 도시빈민인 노부부와 젊은 부부의 수난은 주거환경이 인간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블랙 코미디형식을 통해 순차적으로 제시 하여 준다. 참고 견디면 언제가는 좋은 세상이 오리라는 믿음. 그러나"비풍초똥팔삶"은 그 믿음의 끝이 어디이며 그 믿음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안고 있으되 말을 할 수 없는 즉, 상식이 통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정의할 수 없는 우리시대 의식의 막힘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작품줄거리
한가구에 여러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도시재개발지역에서 화장실 부족으로 인한 배설의 고통은 먹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회사경비원인 노인 김 대호씨가 똥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게 되자 그의 아내 이웃의 젊은 부부는 치료에 대해 의견이분분하다. 병원에 대한 불신과 하루하루의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한 경제적 조건때문에 고민하다. 돌팔이 침술사에게 의지하지만 결국 봉변을 당하게 된다. 호구지책으로 민간요법으로 고비를 넘긴 뒤 홀로 집을 지키는 노인에게 기자와 호구조사원 그리고 방역원이 차례로 찾아와 도시재개발지역의 주거환경의 열악함과 무관심 그리고 무대책이 점차 드러나게 된다. 그런 상황에 덧붙여 도시미관을 위한 노점상철거정책에 의해 부상을 당하게 되는 주인공 김대호의 아내와 공장에서 산재를 당하는 이웃의 남편 그리고 부유층의 애완견 때문에 파출부를 쫓겨나게 된 그의 아내가 제각기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제문제를 안고 들어선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환경에의해 부상을 당하고 궁지에 몰리게 된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신문에 의해 회사의 이미지를 흐리게 했다는 명분으로 들이닥치는 해고통지와 강제철거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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