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한영 '불효자는 웁니다'

clint 2018. 4. 16. 10:18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져 심금을 울리는 '불효자는 웁니다'는 대학을 다니는 법대생 기철이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공부를 계속할 수 없어 원양어선을 타고 돈을 벌러 간 동안 어머니가 세상을 뜬다. 뒤 늦게 마을에 도착한 주인공은 어머니가 남긴 편지 한 장을 읽고 유골함을 부여잡고 운다는 내용으로 살아생전 부모에게 효를 다하자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중년층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있다. 어린 시절, 온 동네 사람들이 둘러앉아 눈물 흘려가며 보던 '악극' 공연이 그것.<홍도야 울지 마라>,<친정 어머니>,<비 내리는 고모령>등 악극단이 트럭을 몰고 마을을 돌며 공녕을 선전할 때면 온 동네가 '들썩들썩' 마치 축제라도 벌어진 것 처럼 들뜬 분위기였다. 그 시절 악극은 심지어 '시골 촌뜨기'들의 마음 속에 연극과 연기자의 삶을 향한 동경을 심어주었다. 이렇게 과거 속에만 묻혀 있던 악극이 최근 몇 년 전부터 다시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 시발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지난 93년 극단 '가교'(대표 최주봉)가 SBS와 함께 선보인<번지 없는 주막>이었다. 신파극이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단연 중, 장년층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공연장에서 공연함으로서 시설과 지명도 등에서 전과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또한 중, 장년층의 정서에 맞게 흘러간 옛 노래와 트롯트풍의 음악을 우리 전통 악극과 뮤지컬 요소를 가미하여 만들어 주관람객인 중, 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당시 '불효자는 웁니다' 공연 당시 암표가 등장했을 정도로 굉장한 인기를 끌어모았다. 그러한 인기에 부합하여 '속 불효자는 웁니다'가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이렇게 불효자는 웁니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당시 시대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신파극은 1998년에 만들어졌는데, IMF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시절, 중, 장년층들은 전쟁이 끝난 50년 직후부터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을 기적적으로 일으켰던 부모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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