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나는 홍도로 간다'는 첫 장막극인 '비빔밥'을 단막극으로 다시 쓴 작품이다.'
비빔밥'은 저자의 신혼 시절, 영세민아파트에 살면서 겪었던 체험을 풀어 쓴 것으로 2000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작품으로 선정되면서 뒤늦게 공연까지 하게 된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는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며 전임자리를 얻으려는 사내와 그의 아내인 여인의 꿈과 그 꿈의 좌절이 현실감 짙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부부의 대화 속에 등장하는 주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절망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특히 이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는 교수채용을 위한 뇌물 수수 문제와 대학 부도위기 문제는 연일 언론에서 제기되는 사회문제이므로 이 작품이 가지는 시사성은 높이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전임교수가 되려는 사내의 집념은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에 대한 광적인 집념으로 표현되고 있다. 박찬호의 야구경기를 보고 있는 사내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첫장면에서는 학과장에게 가져다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를 내놓고 희망에 부풀어 있는 부부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고, 월드컵 축구예선전을 다섯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 있는 둘째 장면에서는 돈만 가져다 주면 전임이 된다고 믿는 이들에게 사내의 어머니가 돈을 마련해준다는 약속 전화가 걸려오면서 이들의 꿈은 더욱 더 희망적인 색채를 띤다. 셋째장면에서는 박찬호가 15승에 실패하고 월드컵 본선 탈락은 그에게 허탈감과 좌절 감만을 안겨주는데 이 장면에서 사내의 전임에 대한 꿈은 그가 지원하는 대학이 부도 위기에 처해 산산조각이 난다. 돼지 저금통을 털어 생활하면서도 집을 팔아 남편을 교수로 만들거란 집념을 잃지 않았던 여인은 그 희망이 좌절되었다는 사실을 듣고는 사내의 박사학위취득기념 사진액자를 짓밟아 버린다. 아파트 베란다로 투신자살하는 사람을 목격한 사내는 아무 말없이 아내를 밀어제치고 베란다로 나가 뛰어내린다. 마지막 장면은 앞의 세 장면이 사내의 꿈인지 아니면 사내가 쓰다 잠든 희곡의 내용인지 분명하진 않지만, 앞의 세 장면의 사내의 상황과 마지막 장면의 사내가 처한 상황은 동일하다. 여인은 잠든 사내를 깨우며 오늘은 학과장을 만나 그의 어머니가 마련해온 돈을 갖다 주기로 한 날이란 것을 확인시킨다.
김영학
「북태평양고기압」으로 무등일보 신춘문예 희곡에 당선되었고,「나는 홍도로 간다」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에 당선되었다. 장막극「비빔밥」으로 대산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수상했다. 조선대 대학원 국문학 석·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한국 모더니즘 희곡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조선대, 광주대, 순천대, 동신대, 광주여대 등 희곡론 및 희곡창작을 강의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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