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마룩사 빌랄타 '넘버 9'

clint 2015. 11. 18. 08:32

 

El 9 (1965). by Maruxa Vilalta

 

이 작품은 나와 연관이 좀 있다. 1972 BEST SHOT PLAYES에 소개되었고 선배가 갖고 있던 그 책을 빌린 동기 박광주가 처음 번역하여 함 공연해 보자고 나에게 준것을 가지고 있었는데 ,79년 신입생 환영공연때 올릴까 고민하다가 환영공연으로 하기엔 너무 무겁다는 평이 많아 극회 공연에선 나가리 되었던 작품이다. (그해 홍당무와 출발이 선정되어 공연됨)

그러던 중 대원정사라는 불교 모임의 청년 에서 연극공연을 하길 원한다고 하여 작품과 연출을 의뢰해 왔고 마침 들고있던 이 작품이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넘버 9, 박광주 번역, 윤병철 연출 한국 초연.. 대원정사.. 1979. 2월 말쯤이었다. 그러다가 10년뒤인 1989년 쯤인가 모 극단이 서울연극제에 참가한다고 이 작품을 '9번이라는 사나이'로 공연했다. 문제작! 한국초연! 이라고... 난 조용히 실소를 지었었다..

 

 

 

15년째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넘버 9.. 그리고 그 옆으로 자리를 옮겨 서로 알게 된 1년차 기능공 넘버 7.
꼭 짜여진 근무시간에 만나서 얘기할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 뿐이다. 그렇게 두사람은 매일 만나서 무의미한 대화를 하지만 서로를 알아 간다.. 이 넘버 9은 넘버7이 없었으면 그냥 플룻을 불거나 먼 하늘을 바라보며 멍청하게 하루를 이끌려 보낼것 같은 중년의 사내다. 반면 넘버 7은 밝은 성격과 무엇이든 안가리고 열심히 일하고 주위를 돌보며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밝게 이끌려는 청년이다. 또 하나의 인물은 꼬마이다.. 퓰룻이 좋아서 왔고 아빠가 여기에 근무해서 매일 점심을 배달한다.
그 꼬마의 꿈은 어서 커서 이 공장의 정식 기능공이 되는 것이다.. 아빠 같이, 넘버 7,9과 같은 작업복을 입고.. 매일 반복되는 공장 노동.. 기계음.. 아나운스먼트.. 그리고 홍보 방송과 클래식 음악.. 어느 날 또 넘버 9과 7은 점심을 나눠 먹는다. 그런 일상에 환멸을 느낀 넘버 9 이 소리친다. 난 내일부터 여기에 안 올거라고.. 그 다음날 넘버9 은 안 나왔고 그의 퓰룻은 꼬마 손에 들려 있다.. 그리고 넘버 7 과 꼬마의 대화는 마치 넘버 9 과 7의 대화 같다..


물질문명으로 비유되는 공장, 거대한 조직 속에 한낱 소모품같이 왜소한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결국 넘버9 은 자살이라는 행위를 통해 그 챗바퀴 같은 굴레를 벗어 나나 그래도 공장의 기계는 힘차게 돌아간다.
초연때 공장 작업장의 모습은 뒤 배경막에 실루엣처리를 하여 표현 하였고 넘버 9의 죽음도 그 실루엣 속의 기계에 의도적으로 말려서 死하는 것으로 표혔하였다.. 

 

Maruxa Vilal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