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언호 '사진신부의 사랑'

clint 2015. 11. 17. 20:11

 

 

 

 

 

'사진신부의 사랑'은 100년 전 하와이 이민 초기 역사를 배경으로 미주 한인들의 뿌리를 탐색한다.
표제작 '사진신부의 사랑'은 하와이 이민 초기 사탕수수 농장을 배경으로 세 젊은 남녀의 엇갈리는 사랑을 통해 미주 한인 역사의 서막을 형상화했다. 조국의 현실에 절망한 채 하와이 이민선을 탄 두 젊은이 박창규와 손을석에게 이국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사탕수수밭에서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도 그렇지만 짝을 찾지 못한데서 오는 고독감은 더욱 견디기 힘들다. 당시 하와이에는 한인 젊은이들과 조선에 있는 젊은 여자들이 사진교환을 통해 맞선을 보는 '사진신부 제도'가 유행했다. 일종의 사진중매지만 통신과 사진기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시대여서 '사고 아닌 사고'가 종종 일어나곤 했다. 고독감을 못 이긴 손을석은 잘 생긴 박창규의 사진을 여비와 함께 조선에 사는 스무 살 처녀 김성금에게 보낸다.
사진을 본 성금은 창규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 도착한다. 하지만 자신을 맞이하는 사람은 겉늙어 족히 오십 살은 돼 보이는 손을석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작품은 성금의 도주, 성금과 창규의 우연한 만남, 성금과 창규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한 을석의 분노, 을석의 자살로 이어진다. 작가는 싸늘하고 적막한 사탕수수밭을 배경으로 세 젊은이의 비극적 사랑을 가슴 아프게 묘사한다. 작가는 "미국에 사는 우리들의 정체성을 후손에게 알리려면 이민의 뿌리부터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썼다"면서 "사진신부는 역사 속에 생생히 살아있는 선조의 애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과연 '신랑사진 바꿔치기'같은 일들이 실제로 있었을까.
작가는 "사진신부의 소재는 허구지만 신랑이 젊은 시절 사진을 보내 십대 신붓감을 맞아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그 중에는 사진을 빌려 장가를 간 사람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언호
1940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성균관 대학교 국문과 졸업후에, 동 대학원 수학 서울 예술대학 강사 역임 한국희곡작가협회 감사 역임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기관실 사람들' 당선 문공부 예술창작공모에 장막희곡 '돌쌈' 가작
희곡 '달달박박'. '소금장수', '오 섬뫼'등을 발표했다. 1981년 미국으로 이민 간 이후에도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면서, 장막희곡<숨은그림찾기>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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