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하나 '국화'

clint 2024. 8. 19. 12:44

 

 

국화는 술집 마담이다. 20살 때 사창가에 팔려와 산전수전 다 겪고 
40 대 후반인 그녀는 암 말기로 별 치료 없이 술로 통증을 달랜다.
그러다가 유흥가 건달인 태식을 만나 자신의 상황을 말하고 같이 
지내자고 제안한다. 조금 있는 재산을 준다고 하고, 태식은 동의한다.
국화의 집에는 덩치는 크지만 사고로 장애를 얻어 같이 사는 50대 초의 
동거남 용구가 있다. 용구는 말을 더듬고 생각도 어린애 같다. 
그리고 이 집에 드나드는 여고졸업반 고은이 있다. 엄마가 술집에 애를 놓고 
도망가 그 뒤로 매일 같이 국화 집을 자기 집처럼 드나들며 술집 아가씨가 
꿈이라는 꼴통 사생아 여고생이다. 그러나 국화는 먼저 학교를 졸업하라고
한다. 그런 고은을 좋아하는 동재도 거의 매일 이집에 드나든다. 동재는 
가정폭력으로 한쪽 시력을 잃고 학교도 포기한 채 슈퍼일 알바를 한다.

 

극작엑스포 낭독공연

 

 


이들이 국화를 중심으로 얽혀 있고 평생 술집 접대부밖에 안한 국화는
이들을 보듬어 바른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조폭이던 용구의 사고는 국화를
지키려다 당한 상처이고, 술집여자를 좋아해 재산을 탕진한 태식에게 국화는 
원한다면 그 여자의 소재를 알려준다고 한다. 그는 그런 국화에 감화된다.
결국 국화는 암으로 저세상에 가고, 고교를 졸업한 고은에게는 대학등록금을
남긴다. 고은은 공부하기로 한다. 고은을 쫓아다니던 동재도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며 고은을 기다린다. 
용구와 태식은 국화의 장례를 마치고 의형제가 되어 같이 동거하기로 한다.

 

"졸업하면 정말 남들처럼 국화가 하고 싶었던 거 다 하면… 그때 갈래.
연애도 하고 차여도 보고 직장도 다니고, 월급봉투 받으면 들고 갈래.
가서 자랑할 거야. 실컷 비웃어 줄 거야." ---「국화」중에서

 

김하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