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主) 무대는 스페인 감옥이고 때는 프랑코 총통 후반기 60년대 말쯤이다. 현대 스페인의 흑역사로 평가되는 이때. 프랑코는 1939년 4월 수도인 마드리드를 점령하고 총통에 올랐고 1966년 종신 총통이 되었고, 1975년 11월에 82세로 죽을 때까지 39년간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스페인의 3군사령관이고, 국가원수이고, 정부 수반이며, 내각의 의장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유일한 존재로서, 그는 언제나 옳고 언제나 현명하기에 모든 사람은 그의 명령에 무조건 순종해야 했다. 정치는 물론 모든 국민의 일상생활을 장악했고 무슨 일이든 무슨 정책이든 최종 결정권자였다. 그는 무자비한 철권 통치과 1인 독재로 민주주의를 철저하게 말살했다. 자유주의자, 민주주의자, 반프랑코 분자들을 투옥시키고 강제노동에 동원했다. 정치단체나 노동조합 등 일체의 조직이 철저히 파괴되었고 반정부성향의 언론사는 폐쇄되었으며 언론인은 모두 투옥되었다. 숙청되어 암살된 사람이 30만 명인데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고, 자유주의자들은 국외로 탈출하거나 은신할 수밖에 없었고, 신문사 주필의 임면권까지 국가가 장악하고 학계와 문화계도 탄압하는 등 사상통제는 철저했다.
배우 남자 4명과 여자 3명이 역할을 바꿔가며 극을 이끌어간다. 이 시기를 배경으로 감옥 생활과 그들의 꿈, 죄수들의 대화 속에서 작품은 진행되는데 아라발 특유의 재치와 섹슈얼한 장면, 그리고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어우러져 진행된다. 결국 4명의 정치범(?) 중 주동자인 또장이 23년간 투옥 후, 사형선고 되고 마지막에 형집행되는 과정이 보여진다.
구속과 자유가 이 작품의 주제로 보여진다.
아라발의 이전의 희곡보다 더 공공연히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리고 그들은 꽃에 수갑을 채웠다(Et ils passèrent des menottes aux fleurs)>(1969)는 1967년 스페인 여행 중에 투옥당했던 일을 상기하며 쓴 것으로,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 자신이 서두에 “이 극은 정확한 기록, 서적, 이야기들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더욱이 카라반 감옥에서 수집한 은밀히 떠도는 이야기에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다.
이어 “나는 유머와 시정(詩情), 공포와 사랑이 하나가 되는 연극을 꿈꾸고 있다. 비극과 기뇰(익살인형극. guignol), 시와 통속성, 희극과 멜로드라마, 사랑과 에로티시즘, 해프닝과 집단의 이론, 불경(不敬)과 신성, 죽음의 투자와 생의 앙양(昻揚), 비열과 숭고, 이 모두가 하나같이 제전 속에, ‘공황적인’ 의식 속에서 참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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