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페르난도 아라발 무언극 '네 개의 입방체'

clint 2022. 6. 16. 16:20

 

 

아라발이 <사입방체>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현대 무언극은 두 명의 배우가 4개의 입방체를 배열해 놓고 위치도 바꾸어 보고 뛰어넘기도 하면 다른 한명이 따라서 하기도 하고 반대로도 하고 모방 같기도 아닌 것 같은 동작을 해 보인다.

 

"아라발은 어두운 과거와 역사, 병약한 육체, 개인적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첨가되어 까닭도 없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마치 악몽을 꾸듯 삶을 이끌어온 작가이다. 그는 결국 스페인의 감옥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압제적 폭력에 적극적으로 항거하지 못한다. 내성적 성향의 작가의 악몽과 고통은 만일 분출구가 없다면 가슴앓이로 가슴이 시커멓게 타버렸을 것이다. 그가 창작이라는 도구를 발견함으로써 악몽을 풀어 버리고 일종의 스트레스를 잠재울 수 있는 영토를 발견한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크고 작건 간에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행운인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그의 작품은 악몽을 꾸는 듯 하다. 이 악몽은 가슴을 짓누르며 사슬이 채워진 흉측한 괴물의 모습이다. 악몽의 언어는 비논리적이며 두서가 없어 어떤 방향으로 튈지 예측을 불허한다. 그의 극작품에서 제시된 유아적 성향의 인물들은 정말 순진한 것인지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인지, 이상하리 만치 기분 나쁜 순진성으로 세상을 경멸한다. 낯설게 설정된 상황, 공간, 등장인물은 악몽을 탈출하고픈 아라발 자신의 욕망이다.이러한 작가의 자화상은 절대 권력에 저항하다 단죄된 프로메테우스와 닮은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