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melodrama)는 18세기 말부터 떠오르기 시작하여 19세기의 서양연극을 지배했던 장르이다. 그리고 연극이 보다 예술적인 작업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듯 보이는 오늘날에도 멜로드라마 적 요소들은 전통적 극작술로서 연극의 이곳저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TV와 영화 속에서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 명칭 속에 드러나는 그리스 어원 melos(노래, 음악)가 시사하듯이 멜로드라마는 음악이 극적 상황에 수반되어 정서를 자극 강조하는 특정 양식의 극 형태를 지칭했다. 이 극 형태는 긴장감, 공포, 향수 등의 강한 정서를 일으키는 상황들을 포함했는데, 이러한 정서들을 일으키기 위하여 멜로드라마는 시각적 장관, 난폭한 행동 틀에 박힌 유형의 선한, 악한, 혹은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을 등장시켜 권선징악적 도덕 교훈을 표현했다. 이러한 멜로드라마는 오늘날의 대중문화 속에서 여전히 건재하다. 가정 내의 이야기를 그리는 멜로드라마나 개척지의 이야기를 그리는 멜로드라마 범죄 이야기, 선원이나 해석 이야기 동물들의 활약상을 그리는 각종 멜로드라마가 모두 오늘날의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 추리극이나 형사물, 기타 영화들로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선과 악을 명확히 구별할 수 없는 멜로드라마의 형태들도 등장하고 있다.
멜로드라마의 아버지로 불리는 픽세레쿠르(Rene-Charles Guilbert de Pixérécourt)는 120편의 희곡을 썼는데, 그 중의 59편이 멜로드라마였다고 한다. 이 『몽타르지의 개. 혹은 봉뒤의 숲』은 그의 대표적 멜로드라마들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 픽세레쿠르 자신의 설명에 의하면 실존 인물인 오브리 대위는 혼자 여행을 하다가 봉뒤의 숲에서 살해당하고 나무 밑에 암매장되었다. 그의 개는 주인이 묻힌 곳에서 구슬프게 울며 그곳을 떠나지 않고 지키다가 마침내 주인의 친구들을 그 시신이 묻힌 곳으로 인도했다. 이후 그 개는 매케르라는 기사만 마주치면 사납게 달려들어 그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본 사람들은 매케르가 오브리 대위를 시기하던 것을 기억하여 그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었고, 마침내 왕은 매케르와 오브리의 개가 결투를 벌이도록 할 것을 명령했다. 이러한 종류의 결투는 '신의 심판'이라 불리던 것으로서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못할 때 사용되던 방법이었다. 하늘의 정의에 의해 선한 사람이 결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프랑스인들은 믿었던 것이다. 오브리의 개 드라공과 매케르가 결투를 벌이게 되었을 때, 드라공은 매케르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덜미를 물고서 그가 왕과 궁정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범죄를 자백하도록 만들었다 한다.
픽세레쿠르가 드라공의 이야기를 극화함으로써 『몽타르지의 개. 혹은 봉뒤의 숲』은 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희곡이자 가장 유명한 희곡이 되었다. 이 연극이 인기를 끌자 그 역을 맡았던 개는 그 시대의 유명인사가 되었고, 파리에서는 한동안 안녕하십니까?” 대신 “그 개 보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이 유행했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광고, 텔레비전 연속극. 영화 등 다양한 매체들 속에서 영리한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거나, 주인공을 도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러한 극적 스타일들의 원조가 픽세레쿠르의 이 작품인 셈이다. 픽세레쿠르의 희곡들의 성공은 그에게 많은 부를 가져다주었지만, 그가 1825년부터 운영을 맡은 명랑극장에서 1835년에 발생한 화재는 그를 불행 속으로 몰아넣었다. 심한 병까지 들게 되어 그는 곧 자신의 경력을 마감하게 되었으며, 1844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후에 그의 작품들은 빠르게 잊혀졌고, 그가 빅토르 위고 등의 후배 작가들에게 끼친 막대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의 역사적 의의는 평가절하 되어왔다.
『몽타르지의 개. 혹은 봉뒤의 숲』은 1814년 6월 18일에 명랑극장에서 최초로 공연되었다. 픽세레쿠르의 원작에서는 오브리의 개가 2막에서 매케르에 의해 죽음을 당하지만, 영문판에서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주인의 살해범을 뒤쫓는 것으로 그 활약상이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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