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발의 희곡작품 중 가장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이다.
공산독재국가 쿠바와 장기집권한 카스트로를 연상케하는 탈라린이란 독재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그의 성격부터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이 정상적이지 않고 아라발 특유의 황당한 상황설정이 연이어 좌충우돌한다. 특히 황당한 것은 극중에 80세기의 외계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등장하는데, 그 외계인은 지구의 독재자들을 심층연구 중이고 그래서 탈라린을 인터뷰하면서 그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주기도 한다.
30여 년간 독재로 자리잡은 탈라린은 나태해지고 국정은 내무장관인 이오가에 대부분 일임하는데, 그 역시 탈라린과 혁명동지 세대로 호시탐탐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다. 대통령 궁에 같이 기거하는 여장 남자 가라피토는 탈라린의 몸종이자, 파트너 겸 엄마대역, 안마사 등을 하는데, 평소에는 같이 있다가 손님이 오면, 밀실로 들어간다. 탈라린의 이미지 관리상.
탈라린의 독재로 인해, 그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데, 노에미란 반독재연맹의 여전사가 그를 암살하려다가 실패한다. 또 프랑스의 특사로 방문한 엘리제도 위장신분의 남장여자로 전 격투기 세계챔피언이다. 그리고 주먹 한 방에 탈라린을 졸도시키는데...
이에 놀란 엘리제는 사태를 수습하려다가 여장 남자 가라피토와 눈이 맞아 이들은 모든 임무를 떨치고, 기절한 탈라린을 밀실에 감추고, 멀리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한편 탈라린이 안 보이자 이오가는 TV 연설 생방송에 탈라린 대역을 설득해 내보내고, 또 이오가는 노에미의 배후인물로 그녀를 사형시키라는 탈라린의 명령도 거부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데, 마조히스트다. 고통을 통해 성적쾌감을 얻는다. 또 이오가는 미 CIA와 연결되어 미국으로 탈출한다. TV 연설 생방송에 탈라린 암살이 실행되어 대역은 죽고 이 나라는 민주화가 된 듯하다. 그리고 탈라린은 씨스라는 외계인을 따라 80세기로 떠난다.
「예수, 마르크스, 셰익스피어의 의외의 성과」란 제목은 탈라린이 신학대학에 다닐 때 썼던 희곡으로 다소 불경스럽다는 평만 나오고, 이 작품에의 영향은 거의 없다. 그리고 엔딩이 하나 더 있다. 씨스라는 외계인이 좀 황당했던지, 다른 엔딩은 씨스라는 외계인 흉내를 내는 정신병자가 도망간 탈라린을 대신해 분장과 의상으로 변장해 대중들 앞에 나서다가 총탄에 죽는 장면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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