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알렉산드르 블록 '인형극'

clint 2022. 6. 21. 13:06

 

 

 

순수한 영혼의 청년 삐에로는 떠나간 아름다운 옛 연인, ‘콜롬비네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콜롬비네가 삐에로에게 나타났지만, 그녀를 죽음이라 주장하는 신비주의자들의 말에 삐에로는 콜롬비네를 향한 확신이 흔들리고, 그 틈에 난입한 말썽꾸러기 할리퀸은 콜롬비네를 데려가 버린다. 사랑의 상실감에 절망한 삐에로는 떠나버린 콜롬비네를 뒤쫓아 가는데

 

 

<겨울꿈>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나타난 러시아 모더니즘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알렉산드르 블록의 희곡 <인형극>을 원작으로 고전의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 관객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다가가게끔 재구성한 작품이다. 풍부한 상징성과 서정성을 지닌 원작 희곡 텍스트를 무대 위에 효과적으로 구현하고자 연극과 무용, 노래와 마임, 그림자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를 결합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때로는 동화처럼, 또 때로는 영화처럼 다채로운 이미지와 고도로 정제된 시적 언어의 향연은 관객들의 감수성을 촉촉하게 자극할 것이다.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블록의 인형극은 러시아의 상징주의 희곡이다. 이 희곡은 1906년에 발표되었고, 메이에르홀드의 연출에 의하여 같은 해에 공연되었다. 당시에 메이에르홀드는 이전까지 자신이 몸담고 있던 스타니슬라브스키의 모스크바예술극장을 떠난 후에, 유명한 여배우 베라 코미사르제프스카야에 의해 초청되어 그녀의 극단에서 상징주의 연극을 실험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 작품의 연출을 통하여 자기 예술의 새로운 차원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후술하였다. 이 작품은 상징주의의 심오함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소극적인 극중인물들을 통해서 기존의 상징주의의 신비주의적 측면에 대하여 어떤 공격을 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이 작품이 공연되었을 때, 어떤 사람들이 작가에게 화관을 바치고 꽃을 던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야유를 퍼붓는 등, "진짜 전쟁 같은" 소동이 객석에서 일어났었다고 한다.

 

 

삐에로, 콜롬비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많은 인물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익살스러운 인물들이 등장해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가면처럼 정형화된 그 사람들을 통해 삶의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정형화되어가는 이 시대 속 불행한 우리를 돌아보게 하려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의도가 무대에서 배우들을 통해 읽히지가 않는다. 어떤 상징이나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찾아내야만 했다. 어렵고 난해한 상징주의 작품을 무대에 옮기기는 쉽지 않으리라 짐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