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영무 '스타열전'

clint 2018. 9. 14. 22:05

 

 

 

극단 민예가 공연한 스타열전’(김영무 작· 강영걸 연출)은 우리의 얼룩진 정치사와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정치 극이다. 그동안 많은 소설이나 연극이 해방 이후 쿠데타와 정치꾼의 권모술수, 민주투사들의 투쟁과 좌절을 정공법적으로 혹은 우화 스타일로 발언해왔다. 그러므로 이 스타열전의 내용도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지만, 한 주인공의 회상과 추리를 통해 진실을 추적하고 재구성해 나가는 희곡의 구성상의 새로움, 동시무대라는 입체적 형식을 통해 진실과 발표된 메시지의 허구성이라는 대비효과를 면밀하게 시각화시킨 연출과 TV화면을 적절히 사용한 무대효과가 돋보인다. 이 극은 미국유학 갔던 오현주가 애인 정도길이 여당 대표가 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축하하기 위해 귀국하여 그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막상 정도길을 만나보니, 그는 분명 진짜 정도길이 아닌,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오현주는 회상과 추리, 추적을 통해 은폐된 진실을 밝혀 나간다. 이 과정에서 몇 번 엇갈리는 추리가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재현되는 영화적 기법, 혹은 서사적 기법의 사용이 참신한 재미를 준다. 오현주가 결국 밝혀낸 내용은 이러하다. 정도길은 혼란한 정국을 틈타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강문석 중정부장이 옛날 자기 누나를 겁탈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던 군인이라는 걸 알고, 통치자의 야수성과 부도덕성을 고발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스타열전이라는 소설을 지하 출판한다. 그 때문에 도길은 정보부에 잡혀가 고문을 당해 정신이상자가 되며, 그의 형 은길은 소시민적 보신주의의 길을 택해서 TV에 나가, 스타열전의 내용이 완전 허구라고 증언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민주화 항쟁으로 군부정권은 무너지고, 정도길은 영웅이 된다. 이때 좌천한 정치꾼인 도길의 부친은 정신이상자가 된 도길을 집안에 가두고 형을 도길로 내세워 정치적 야망을 대리 성취한다. 오현주는 이 기막힌 정치적 음모를 역사 앞에 고발하려 시도하는 순간, 교통사고로 위장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연극은 두 형제의 대비적 삶의 태도와, 부도덕한 권력의 속성, 아들을 이용해서라도 권력에 접근하려는 정치꾼의 야망을 비판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줄거리 자체가 억지스럽고, 위에 얘기한 세 가지 줄기가 인물들의 성격과 치밀한 동기부여에 의해 떠받쳐지지 않아서 설득력이 부족한 듯싶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연기력이 정치 극 특유의 지적인 세련성과 냉정함을 표현해내지 못한 점, 또 구체적인 사실주의 무대를 세워 놓고서 가상의 벽을 통해 드나든다든지 하는 동작선의 불철저성도 많은 시각적 효과를 노린 공연의 장점을 상쇄시키는 요인이었다.

 

 

 

상세줄거리

1장. 미국에서 돌아온 현주는 도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도길의 가족이 자신을 냉담하게 대하자 당황한다. 현주는 도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음을 직감한다. 도길은 어릴적 강문식이라는 군인에게 성폭행당하고 비참하게 죽은 누나를 잊지 못한다. 그 강문식이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된다. 글을 쓰는 도길은 누나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2장. 도길은 강문식의 비윤리성, 비도덕성을 세상에 알리기로 한다. 누나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려는 것이다. 형 은길은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며 도길을 말린다. 어머니 안씨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걱정한다. 아버지는 매일 술에 취해 더러운 세상을 한탄한다. 현주는 도길을 만나보기를 원한다. 그러나 혜주는 현주의 전화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3장. 현주는 한 사내로부터 도길을 설득하라는 말을 듣는다. 그녀는 도길을 만나기위해 한국에 온다. 도길은 그가 펴낸 스타 열전이라는 책에 대해 취조를 받는다. 은길은 학교에서 해고되고, 도길의 집안은 쑥대밭이 된다. 은길은 도길을 찾아가 헛된일 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도길은 은길의 설득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은길은 텔레비젼에 나가 대국민 방송을 한다. 스타 열전의 내용은 그들 형제와는 무관하며, 도길은 정신 이상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혜주는 텔레비젼을 꺼버리고 아버지는 계속해서 술을 마신다.
4장. 도길은 끝까지 강문식의군사 정권에 항의한다. 거리에서는 시위가 연일 계숙된다. 현주는 점점더 도길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며 도길을 기다린다. 도길이 반죽음의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은길은 도길 대신에 자신이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은길은 도길의 방법대로 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한다.
5장. 아버지 정만규는 은길을 도길로 가장시켜 정치판에 내보낸다. 은길의 등장으로 강문식 세력은 점차 약화되고, 은길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현주는 아들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려는 정만규의 음모를 알게 된다. 현주는 강문식을 찾아간다. 강문식은 스타 열전에 나온 강간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은 강간사건이 아니라 누나의 실수인 것이다. 현주는 도길의 집을 찾아간다. 현주는 가족들에게 실망한다. 이때 누나의 유택 약도와 수정된 스타 열전이 든 소포가 도착한다.
6장. 현주는 은길을 찾아가 도길의 행방을 묻는다. 현주는 정신 병자 수용소에 비참하게 수용되어 있는 도길을 본다. 현주는 도길이 제정신임을 알게 된다. 현주는 급히 공중전화 박스를 찾아 신문사에 전화를 건다. 그녀는 정도길이 진짜 정도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때 대형 트럭이 달려와 공중전화 박스를 뭉개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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