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원종 '안녕 후쿠시마'

clint 2016. 11. 21. 22:02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서 커피숍을 운영해오던 남자, 바리스타(38), 어느 날 아내와 흡사한 한 여자의 방문을 받게 된다. 그녀는 매일 이 커피숍에 찾아와서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주문하고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바리스타는 그녀의 사랑을 결코 받아주지 않는다. 이 커피숍에 일본관광객이 찾아온다. 이름은 아키모토 나츠미. 그녀의 나이는 40살이다. 고향을 떠나 혼자서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던 나츠미는 20113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엄마와 남동생을 잃고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 사고 이후 2년이 지난 지점, 사라져버린 엄마가 배용준의 팬이었다는 것을 알고 한국으로 들어와 배용준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배용준이 다녀갔다던 카페며 레스토랑, 드라마 촬영장소, 심지어 남자화장실까지 찾아다닌다.

 

 

 

 

 

 

 

2011311일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사고는 인류에게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그 진원지인 후쿠시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망감은 이제 무엇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해졌다. 묵시록적인 세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 일본의 젊은 세대와 헬-조선에서 사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만나 탈출과 치유를 사유한다.

<안녕 후쿠시마>는 대지진과 원전사태 이후 피난구역에 갇힌 일본의 청춘과 희망 없이 살아가는 한국의 청춘이 커피숍을 통해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을 쌓아나가고, 서로의 힘으로 자살과 죽음의 유혹을 이겨나가며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는 내용을 담았다. 갑자기 들이닥친, 인간이 만들어낸 대재앙 속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그 대재앙과 맞서야 하고 어떻게 삶의 의지를 다지며 구원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를 찾아나가는 작품이다. 미래를 포기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본의 젊은이들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서로 연대하고 소통하며 따뜻하게 서로를 치유할 수 있는지를 통해 미래를 찾아나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