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로 한국관객과도 친숙한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인<웃음의 대학>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모든 것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의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렸으며 1996년 일본 요미우리 연극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일본,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작품이다

때는 2차 세계대전. 참전국인 일본은 하루에도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 처해있다. 검열관 '사키사카'는 이런 국가적 분위기에 어찌 사람들에게 '웃음'을 권할 수 있냐며 희극 각본에 날카로운 검열의 칼을 들이댄다.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삭제, 삭제를 거부하면 공연불허가. 막강의 권력을 휘두르는 그의 앞에 '츠바키'라는 작가가 검열을 받기 위해 나타난다. '웃음의 대학' 극단 소속의 작가 츠바키는 사키사카 앞에서 꼼짝을 못하면서도 공연을 허가할 수 없다는 말에 왜 이런 대목이 필요하고 왜 이런 장면이 필요한지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한다. 허나 웃음 따위에 관심도 없고, 웃기지도 않는 이 각본이 공연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사키사카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해서 가지고 오면 다시 검토해 보겠다 한다. 다음날 츠바키는 사키사카가 지적한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공연허가를 받으려 하지만, 사키사카는 또 다시 각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수정을 요구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각본 수정은 의도치는 않았지만 애초에 '검열'의 목적은 잠시 잊고 보다 나은 각본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사키사카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그렇게 일주일... 츠바키의 각본은 굉장히 유쾌한 녀석으로 재탄생을 하고 사키사카 역시 무려 여든 일곱 번이나 웃었다며 대만족을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웃음에 대해선 전혀 관심도 없던 검열관으로 인해 나날이 유쾌해지는 각본, 검열을 하는 것인지 함께 각색을 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되는 검열관, 그런 검열관과의 작업을 통해 더욱 더 심기일전해서 각본을 고쳐오는 작가. 이 단순하지만 코믹한 상황설정이 돋보이는<웃음의 대학>은 웃음이란 결코 억지스럽게 이끌어내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무조건 웃기기 위해서 억지스러운 상황설정을 해대는 코미디들에 일침을 가하면서...

일본의 코미디는 종종 만화적인 설정이나 과장된 표현으로 한국관객들로부터 외면 받곤 한다. 2000년 이후 실로 많은 일본 코미디 영화들이 한국 극장가를 찾았지만 그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일본영화 자체가 비주류인데다 다소 예민한 코미디 장르는 한국관객들이 소화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랄까?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한국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두 감독이 있었으니...<워터보이즈><스윙걸즈><해피 플라이트>의 '야구치 시노부' 감독, 그리고<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매직아워>의 '미타니 코우키'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타니 코우키-웃음의 연금술사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낳는 작가. 일본 최고의 스타작가. 웃음의 연금술사. 웃음을 만드는 천재,
미타니 월드의 교주... 미타니 코우키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사람이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도 또 그 대중이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의식세계로 사람들과 가까운 곳에 동떨져 있는이가 바로 미타니 코우키이다. 1961년생인 미타니는 일본대 예술학부 연극과 재학중이던 1983년, 동료들과 도쿄 선샤인보이즈라는 극단을 결성한다.이 극단은 상상을 초월한 참신한 기획의 코미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TV에 빠져 있던 많은 젊은이들을 연극무대로 다시 오게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1994년까지 정력적 무대 활동을 하던 이들은 갑자기 30년이라는 긴 시간의 충전을 선언하며 뿔뿔히 제 갈길로 한다.
"상식은 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도쿄 선샤인보이즈의 활동을 접은 미타니는 TV로 활동의 중심을 옮긴다. 그를 대중에게 가장 가깝게 한 히트작은<후루하타 닌자부로>.이 히트작은 종종<형사 콜롬보>와 비교되곤 하는데 매년 스페셜과 속편을 양산하며 미타니는 국민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그밖에도 미타니는<왕의 레스토랑>과 같은 히트작을 냈으며, 지금은 스마프의 칸토리 신고과 시트콤<HR>을 작업하며 화제를 뿌리고 있다.TV로 확고한 지위를 굳힌 미타니는 좁은 브라운관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더 넓은 스크린으로 또 자리를 옮긴다.그리고 이번에는 각본뿐만 아니라 제작, 감독에도 손을 댄다. 그의 첫번째 감독 작품은 우리에게는<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로 잘 알려진<라디오의 시간>.
이 작품은 연극 무대에서는 이미 1993년에 상영되었던 작품. 라디오 드라마의 제작 에피소드를 통해 포복절도할 웃음과 함께 상업화에 휩쓸던 방송의 현실을날카롭게 풍자해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웃음! 세상에 대한 애정이자 칼날!!이렇듯 그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웃음이다.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헤프닝과 그에 따른 웃음이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그의 연극을, 드라마를 영화를 보며 깔깔 웃다보면 어느새 씁씁할 감정이 때론 뭉클한 감독이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미타니는 웃음을 통해 세상을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하면서 삶을 세상을 변주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자이자 연극각본가,연출가,TV 시나리오 작가, 영화제작자, 영화감독,영화배우,영화작가, CF....
그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그는 웃음 하나로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는 어설픈 사람인지도 모른다. 한 템포 다르게, 변주로 웃음을 만든다.
"미타니 코우키는 일본의 빌리 와일더"
"영화의 80%는 각본으로 결정된다" 이 말은<뜨거운 것이 좋아(お熱いのがお好き)>와 같은 걸작 코미디를 탄생시킨 영화 감독 빌리 와일더의 말이다. 각본가 출신 영화감독다운 말로, 이 말에 동의하느냐 마느냐는 와일더 감독의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에 따라 나뉘지만 적어도 코미디에 관해서는 각본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기대할 만한 코미디 작가는 미타니 코우키(三谷幸喜)일 것이다.
그가 4년만에 내놓은 신작<모든 이의 집(みんなのいえ)>는 자기 집을 꿈 꾸는 젊은 부부로부터 설계를 의뢰받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카라사와 토시아키 분)와 아내의 아버지이자 시공을 담당한 완고한 장인의 대립을 중심축으로 한 홈 코미디이다. 전혀 성격이 다른 두 명의 남자가 반목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은 왕년의 미국영화가 늘 써먹던 고전적인 방법이다. 미타니는 영화의 기본이 되는 각본을 바탕으로 적당한 리듬감이 있는 극 속에서 연극 연출가다운 세밀한 연출을 하고 있다. 때문에 그를 일본의 빌리 와일더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전작<웰컴 미스터 맥도날드(ラヂオの時間, 1997)>와 같은 빠른 감각의 코미디를 기대했던 팬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신작<모든 이의 집>에는 더욱 원숙해진 연출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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